최근 중앙대병원 혈액원이 급성폐손상 발생 우려 혈액을 공급한 정황이 밝혀졌다. 게다가 당시 보건 당국의 출고 여부 확인 요청에 ‘특이사항 없음’으로 답했다. 보건 당국이 지난 3월부터 중앙대병원 혈액원에 해당 혈액의 공급을 전면 중단시켰으나 지키지 못한 셈이다.

  사무착오라는 중앙대병원 측의 해명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되지 못한다.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병원은 더욱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단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순 착오였더라도 지난 3달 간 발생한 12건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도 책임의 무게를 덜 수 없다. 수혈받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으나, ‘다행히’ 피해자가 없었을 뿐이다. 

  보건 당국의 혈액 관리도 철저하지 못했다. 중앙대병원 혈액원에게 유선통화나 메일 등을 통해 단순히 사용 여부를 보고받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철저한 관리가 있었다면 몇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사태가 밝혀지진 않았을 테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공급 전면 중단’이라는 허울만 있을 뿐 실질적인 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인식 변화와 관리 체계 확충이 시급하다. 비단 중앙대병원 혈액원뿐만 아니라 보건 당국도 조속히 이 사태에 대한 후속조치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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