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와 중간고사를 지나 어느새 가을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뒤로하고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의 계절을 지나고 있죠. 아쉽게도 가을은 사계절 중 가장 짧은 계절입니다. 게다가 기상청에 따르면 가을 지속 일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부 지역은 벌써 최저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중대신문은 학교 안팎의 단풍놀이 명소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학교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 위주로 다녀왔는데요. 시험도 끝났겠다, 한철 짧게 머물다 가는 단풍과 함께 남은 가을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가을이 내려앉은 서울캠
단풍길 따라 걷다보면 보이는 안성캠 본관

학교에서 가을 감성 충만하게

  멀리까지 나갈 필요 없이 캠퍼스 내에서도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서울캠 정문에서 중앙마루와 청룡연못을 거쳐 204관(중앙도서관)까지 이르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중앙마루와 청룡연못은 공강 시간에 걸터앉아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합니다. 날이 좋아 수업에 지각한다 해도 큰 잘못은 아닐 겁니다. 중앙도서관 앞 ‘키스로드’는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감성을 살찌워 보거나 깊은 사색에 잠길 수도 있겠죠. 안성캠은 학교 곳곳에 녹지가 많습니다. 건물이 높지 않은 덕분에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볕도 즐길 수 있죠. 캠퍼스의 가을 정취는 예술대학 학생들의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은행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선 정문 진입로는 걸어 올라가기에 길지도 짧지도 않은 거리입니다. 은행 열매만 조심한다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진입로를 지나 걷다 보면 보이는 대운동장에도 단풍잎으로 물든 가지들이 드리웠습니다.

 

가을 감성 가득한 선유도공원에 앉아
억새 가득한 올림픽공원 정취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가을의 올림픽공원 전경

9호선 타고 가을 소풍 다녀오기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은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중앙인의 모노레일’ 9호선을 타고 나들이하러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선유도공원입니다. 선유도공원은 봄에는 새싹과 벚꽃,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가 어우러지는 생태공원입니다. ‘신선이 노니는 곳’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유도는 원래 선유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 섬이었지만 개발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됐다고 합니다. 과거 정수시설로 활용하던 공간을 재활용해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그 경관과 생명력이 아름다워 현재는 수많은 사진가들의 촬영 명소이기도 하죠. 카메라를 들고 소풍을 나서볼 만합니다. 다음은 올림픽공원 차례입니다. 지난해 12월 연장 개통된 9호선을 타고 쉽게 다녀올 수 있죠. 약 144만㎡에 이르는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단풍 명소가 공원 곳곳에 드넓게 흩어져있습니다. 들꽃마루에서는 단풍뿐만 아니라 예쁘게 피어난 가을철 들꽃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야생화학습장에서는 만발한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도 있죠. 공원이 넓기에 9호선 한성백제역과 올림픽공원에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대여해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공원 중심부로 자전거를 끌고 갔다가는 후회할지도 모르니 주의하세요. 몽촌토성이 위치한 공원 중심부는 언덕입니다.

 

오리배에서 담는 석촌호수의 가을

9호선 따라 산책 명당 거닐기

  사람들과 함께하는 떠들썩한 나들이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계절감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온화한 가을날은 산책과 사색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겨울을 살아낼 온기를 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9호선의 산책 명당을 소개합니다. 국회의사당은 치열한 일상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여의도 직장인이 즐겨 찾는 점심 산책 공간인 국회의사당은 여의도의 높은 빌딩 숲과 그사이 우거진 숲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국가 주요시설인 만큼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독서를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다양한 서적을 열람할 수도 있습니다. 9호선 석촌역을 통해 갈 수 있는 석촌호수는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만발하는 계절감 충만한 공간입니다. 오색으로 물든 단풍이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호숫가와 어우러지는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석촌호수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석촌호수는 잠실호수교를 따라 동호와 서호로 나뉘는데 양 호수를 합쳐 약 2.5km의 둘레길이 형성돼 있습니다. 걷기도 좋지만 운동 삼아 달리기에도 적당한 길이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달리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끝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종합운동장역 옆 아시아공원의 은행나무가 노란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단풍은 가을이 보내는 인사

시인 존 하워드 브라이언트는 가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가을은 그 해의 마지막이자, 가장 사랑스러운 미소다’. 산과 들을 물들인 잎이 결국 생명력을 다하고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그것을 다 잊고 아름답다고 말하기에 그렇게 표현했을까요. 그 말 그대로 짙어가는 단풍이 마치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화려한 인사를 건네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 속이지만 잠시 걸음을 멈춰 가을이 보내는 인사에 화답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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