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선택 다양성 추구했으나

여전히 체감하는 학생 적어

“진입전공에 흥미 떨어진다”

관련정보 제공 구체화 필요해

중앙대는 지난해부터 일부 단대를 제외하고 수능일반전형에서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2016학년도에 실시한 광역화 모집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전공탐색 기회 부족 ▲학교생활 적응 어려움 ▲정보제공의 미비함 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한 학생들의 입장을 듣고 향후 개선방향을 짚어봤다.

  취지와 엇갈린 반응

  전공개방 모집제도는 신입생에게 전공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탄생했다. 지난 2017년 4월 3, 4일 양일간 열린 ‘전공개방 모집제도 정책의 2018학년도 대안’ 설명회에서 대학본부는 전공개방 모집제도가 학생의 전공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기존의 전과 제도만으로는 원하는 전공으로 전과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율이 약 41.5%에 달해 전공이동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본부는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실시해 전공간 장벽을 낮추고자 했다.

  그러나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한 학생들은 해당 취지를 실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김세헌 학생(건설환경플랜트공학전공 2)은 “수능성적에 따라 원치 않던 학과에 배정될 수도 있다”며 “폭넓은 전공선택의 기회를 느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공탐색 기회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A학생(사회복지학부 1)은 “1학년 때 다양한 전공수업보다 공통교양 및 핵심교양을 위주로 수업을 듣게 된다”며 “희망전공을 심도 있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 전공전환 경험의 내용과 과정 및 유형에 대한 질적 분석」 (이수진, 2012)에 따르면 학생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여러 분야를 탐색할 기회도 얻기 전에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향후 진로결정에 문제가 된다.

  학생들은 전공배정 시스템과 수업 선택권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A학생은 “1학년 때 진입전공을 배정하지 않고 2학년 진급 시 전공을 정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성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다양한 전공을 접할 수 있게 보장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따라가기 급급한 학생들

  전공개방 모집제도에서는 진입전공 희망자가 모집인원보다 많을 시 수능성적으로 진입전공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학생은 희망했던 전공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 이를 실제로 경험한 A학생은 “본래 희망했던 전공에 진입하지 못해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배정받은 전공에 흥미를 갖기 어려운 학생은 학과 내 활동에도 불편을 겪는다”고 말했다. 희망 진입전공 탈락이 학교생활 적응에 걸림돌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학생의 전공선택 동기 및 전공만족도가 대학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 (박안숙, 2016)에 따르면 전공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는 대학생 개개인의 학교생활 적응과 진로준비에 큰 영향을 준다.

  학생이 전공단위에 느끼는 소속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경환 학생(광고홍보학과 1)은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할 당시 합격이 확정된 상황임에도 수시 입학생들과 달리 전공을 알지 못했다”며 “사전 모임이나 선배와의 만남 등에 참여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보다 진입전공이 빨리 확정되면 학생들이 좀 더 원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학년 진입전공에서 생활한 경험이 자유로운 2학년 진입전공 선택을 막기도 한다. 박준성 학생은 2학년 진급 시 전공을 바꾸게 되면 새로 옮긴 전공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한 학생이 교우관계 유지를 이유로 진입전공을 바꾸지 않는 걸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 제공 다양화 필요해

  전공개방 모집제도와 관련한 정보 전달 수준에는 학생 간 다소 차이가 존재했다. 박준성 학생은 “고등학교 때 입학설명회와 정시모집요강에서 전공개방 모집제도와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 정시모집요강에는 전공개방 모집제도 시행대상, 전공 결정 절차 등의 정보가 담겼다.

그럼에도 해당 제도를 안내하는 세미나와 설명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학생들은 정보가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학생은 “전공개방 모집제도 세미나가 있었지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학과소개 내용이 전부였다”며 “세미나에서 구체적인 정보가 전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화나 문자와 같이 다양한 경로로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성 학생도 “세미나 횟수를 늘렸으면 한다”며 “전공선택과 관련해 다양한 멘토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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