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부족 및 협소 문제로

서서 수업 듣는 학생도 있어

수년간 시설 개선 요구했지만

근본적인 조치 없었다

지난 1일 제8대 인문대 ‘이음’ 학생회가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3층 대강당에서 인문대 학생총회를 열었다. 학생총회는 ‘203관(서라벌홀) 교육환경 보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대학본부에 전달할 요구안은 참석 인원 총 250명 중 찬성 244명, 반대 0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낙후된 교육환경, 몸살 앓는 인문대

 이번 학생총회 개최 배경은 건물 노후화와 보장받지 못한 기본적인 강의환경 등이다. 총회 당일 배부된 자료에는 인문대 학생회의 요구안과 함께 인문대가 보유한 강의실 현황이 제시됐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문대에 개설된 전공강의는 약 220개에 달하지만 보유 중인 강의실은 단 20개뿐이다. 이마저도 최근 몇년간 303관(법학관)과 309관(제2기숙사) 공간을 요청해 확충한 강의실을 포함한 규모다.

 인문대 강현구 학생회장(역사학과 4)은 “서라벌홀 내 교육환경 개선을 주제로 꾸준히 목소리를 냈으나 돌아오는 건 불투명한 답변뿐이었다”며 “학생들과 힘을 모아 공동체 차원의 대응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현구 학생회장은 대학본부에 전달할 요구안 내용을 설명했다. 요구안에는 ▲대학본부의 서라벌홀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발표 ▲‘서라벌홀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간담회’ 개최 ▲인문대 전공에 적합한 강의환경 보장 ▲부족한 교육공간 및 학생자치공간 확보 ▲비교민속학과 공간 활용 허가 등이 포함됐다.

 강현구 학생회장은 “지난 2012년 발표한 마스터플랜에는 인문대 교육공간 개선 계획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후 마스터플랜 이행에 진전이 없었으므로 대학본부는 이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밀려난 그들의 학습권

 이어 학생들의 질의가 진행됐다. 먼저 지난달 26일 진행된 리더스포럼에서 서라벌홀의 부족한 강의공간 건의에 수강인원을 조정하겠다는 대학본부의 답변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 영어영문학과 이선영 학생회장(4학년)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수강인원만을 조정한다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구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불편이 왜곡되지 않도록 강의실을 확충한 이후 수강인원 재조정을 요구해 수업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어문계열 전공 수업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독일어문학전공 고은서 학생회장(3학년)은 “회화 수업은 강의실 환경이 중요하다”며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님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현구 학생회장은 “추후 대학본부와 면담을 진행한다면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서라벌홀 내 강의실 부족 문제로 타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도 지적됐다. 신유정 학생(철학과 2)은 “현재 법학관과 308관(블루미르홀)에서 일부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며 “수업이 연달아 있는 경우 시간에 쫓기며 강의를 듣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현구 학생회장은 “서라벌홀 내 강의실이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라며 “요구안에 해당 내용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열악해

 당일 학생총회에서는 교육환경뿐 아니라 노후화된 시설을 둘러싼 논의도 활발했다. 윤덕희 학생(국어국문학과 2)은 “동아리에 배정된 반지하 연습실의 높은 습도로 인해 나무로 만든 악기가 전부 상했다”고 말했다. 장윤지 학생(영어영문학과 2)은 “낙후된 화장실 개선방안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강현구 학생회장은 “요구안에 포함된 간담회를 통해 대학본부가 해당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병림 시설관리처장은 “서라벌홀의 낙후된 시설과 학생들의 불편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번에 큰 변화를 이루긴 어려워 작은 부분부터 개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후 인문대 학생회와 간담회를 진행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해 서라벌홀 화장실 내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한 층에 남녀 화장실을 모두 만드려면 강의실 공간을 축소하거나 화장실 내부를 나눠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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