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앙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에서 열린 이번학기 ‘CAU Leaders Forum(리더스포럼)’에서는 다양한 학내 사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학생대표자의 질문은 철저하게 준비된 내용으로 채워졌다. 대안을 요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방안을 마련해온 대표자도 있었다. 그간 학생사회가 대학본부와의 소통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총장단이 대화에 임하는 자세는 진중했다. 사안의 미흡함에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더러 속 시원한 답변도 있었다. 공대 1학년 기초과목의 과목 코드를 일치시켜달라는 통일공대 학생대표자의 의견에 총장단은 “교무처장, 공대 교학지원팀과 논의해 반드시 고치겠다”고 확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주제들은 대체로 과거에도 꾸준하게 논의돼 온 내용이라는 점이다.

  지난 1월 열린 리더스포럼에서 대학본부는 올해 안으로 상세한 내용이 담긴 안성캠 발전 기획안을 공개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번학기 리더스포럼에서 안성캠 총학생회장은 안성캠 발전기획안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렸다. 지난 리더스포럼에서 답변을 받은 지 약 9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술대의 낮은 전임교원 충원율도 지난 1월 리더스포럼에 이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 총장단은 “별도의 계획안에 나온 우선순위에 따라 전임교원 충원 속도를 올리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안성캠 예술대 학생회장은 같은 안건을 재차 들고 와야 했다.

  지난 리더스포럼보다 훨씬 이전부터 논의돼온 사안도 있었다.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둘러싼 학생사회의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학본부는 지난해 4월 사과대 학생회와의 간담회에서 해당 제도로 인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제도 운용이 미흡함을 증명하듯 이번 리더스포럼에서 사과대 학생회장은 해당 제도에 보완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203관(서라벌홀)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의 유휴공간 활용 역시 마찬가지다.

  논의하기에 ‘적합한 주제’를 획정한 대목에서도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학생회장은 타대 사례를 들며 총장 직선제 실행 가능성을 총장단에게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리더스포럼에 적합한 주제가 아니라며 상황을 모면하는 답변뿐이었다. 총장단과 학생대표자 사이에 논의하기 적합한 사안이 따로 있는가. 적어도 그 자리에서만큼은 묻고 답하고, 지적하고 반박하는 데 성역이 없어야 한다.

  다음해에 열릴 리더스포럼에서는 올해 질문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논의된 의제를 후대로 온전히 인계해야 한다. 연속성을 확보해야 진척될 수 있다. 부디 다음해 리더스포럼에는 보다 신선한 안건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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