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학교 이름 VS 희망 학과
  • 고민주
  • 승인 2019.09.30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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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좋아해, 겨울 좋아해?” “축구 좋아해, 야구 좋아해?” 이번학기 여론부에서는 친구·지인끼리 자주 하는 일명 ‘VS 놀이’를 시민 게릴라인터뷰로 다룹니다. ‘2019 당신의 선택’이라는 다소 거창한 코너 제목과는 달리 쉽고 재밌는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지요. 이번주는 강남구 도곡2동에 위치한 중앙대학교 부속고등학교(중대부고)에 다녀왔는데요. 여러분은 입시를 준비할 때 학교를 중요시하셨나요? 아니면 학과를 먼저 고려하셨나요? 학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팀과 학과를 우선시하는 두 팀을 만나 이야기해봤습니다. 대학 및 진로와 관련된 이들의 가치관을 함께 들어볼까요?

 

취업이 문제야
이수민씨(19) 

 

  -안녕하세요. 학교에 사람이 별로 없네요.

  “맞아요. 오늘(26일)부터 중간고사 기간이거든요. 저는 수시를 준비해서 이번 시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전보다 공부를 덜 했어요.(웃음) 그래도 시험은 열심히 치렀답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교 이름과 희망 학과 중 무엇을 더 많이 고려했나요?

  “학교 이름을 먼저 생각했어요. ‘어느 대학 나왔어?’라고 묻는 사람은 많은데 ‘어느 학과 나왔어?’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적잖아요. 우리나라는 아직 학교를 중요시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과보다는 입시 결과에 더 신경 쓰죠.”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대학 서열이 정해져 있잖아요. 또 학생들이 학교 이름만 보고 대학에 지원하니까 대학이 그 학생의 성적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죠. 그래서 취업 시장에서도 지원자를 대학 이름으로 평가하는 실정이라고 생각해요.”

  -벌써 취업까지 걱정하다니 대단하네요.

  “친언니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언니는 희망 학과를 우선순위에 두고 대학에 진학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죠.”

  -진학을 두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부모님과 의견이 잘 맞아 별 탈 없이 대학을 고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친구가 지원 과정에서 부모님과 갈등을 겪었다고 들었죠.”

  -그렇군요. 수민씨는 수험 생활을 어떻게 버티고 있나요?

  “어제가 수능 ‘D-50’이었어요. 아직 실감은 안 나는데 조금 압박감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날도 곧 다가온다는 뜻이겠죠. 이렇듯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요. 수능이 끝나면 언니랑 여행을 떠날 계획이에요!”

 

흔들려도 무너지지 마!
김상철씨(39)

 

  -출석부를 들고 계신 모습을 보니 담임선생님이시군요.

  “네. 1학년 담임을 담당하고 있어요. 진학부에서 진학 업무도 보고 있죠.”

  -진학 지도에서 학교 이름과 희망 학과 중 무엇을 우선으로 여기시나요? 

  “문과 학생들에게는 대학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문과반 담임을 주로 맡았어요. 실제로 학생들과 상담해보면 일부를 제외하곤 진학할 학과를 생각하고 있지 않더라고요.”

  -학교 이름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말씀인가요?

  “네. 문과 학생들은 어느 학과를 가더라도 경영학을 복수전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죠. 실제로 3학년이 되면 좀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과를 변경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이런 가치관이 왜 만들어진 걸까요?

  “취업 시장 때문이죠. 요즘 고등학생은 굉장히 똑똑해서 사회 분위기를 잘 인지해요. 학과에 상관없이 유명한 대학이 더 낫다고 생각하죠.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잖아요. 또 학부모들이 대부분 학교 이름을 우선시해요.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본인 위신도 생각하죠. 그래서 선생님들도 대학 이름이 먼저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렇군요.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난해 3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반 학생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지난해 수능 국어가 어려웠는데 국어가 어려우면 1교시부터 절망하는 학생이 많아요. 본인만 어려웠다고 생각해 나머지 과목도 포기하곤 하죠. 그런데 모든 학생에게 국어가 어려웠거든요.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푼 학생들은 좋은 결과가 있었겠죠.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수능만 지나면 인생 최고의 휴식기가 펼쳐지니까 그 기간을 즐기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해요.” 

 

뜨겁게 공부하라
양재준 동문(국어국문학과 85학번)

 

  -중대신문에서 나왔어요. 대학 진학 시 학교 이름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희망 학과가 더 중요할까요?

  “반가워요. 저도 중앙대 국어국문학과(국문과)를 졸업해 이곳에서 교감으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희망 학과’를 선택할게요.”

  -학과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학교 이름만 보고 입학한 후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을 많이 봤어요. 흥미와 관련 없는 일을 하며 힘들어했죠. 원하는 학과에 진학해 관심 분야에서 일해야 직무에 잘 적응할 수 있어요. 힘든 상황이 닥쳐도 쉽게 극복할 수 있죠.”

  -학교 이름만 보고 입학해도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 이름만 보고 진학했다가 재수나 반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전공 공부를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도 목격했죠. 그 친구들은 자신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낄 거예요. 반대로 관심 있는 학과로 진학한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 기회가 많겠죠.”

  -대학 평판만 보는 학생들이 참 안타깝겠어요.

  “그렇죠.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공부가 아니면 힘드니까요.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면 열정을 쏟아 공부할 수 있을 텐데···. 관심 있는 분야는 정말 밤새는 줄 모르고 공부하잖아요.”

  -선생님도 좋아하는 공부를 밤새워 해보셨나요?

  “고등학생 시절 신문기자를 꿈꾸며 중앙대 신문방송학부에 지원하려 했어요. 담임선생님께 찾아가 말씀드렸더니 글쓰기는 국문과에서 배운다며 해당 학과로 진학을 추천하셨죠. 그런데 대학에 다니는 4년 내내 후회했어요.(웃음) 국문과에서는 글쓰기의 일부만 배울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쉽게도 대학에서 좋아하는 공부를 밤새 해본 경험은 없답니다.”

  -중대부고에서는 진로를 위해 진행하는 수업이 있나요?

  “학과소개, 진로 멘토링, 대학방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요. 또 다양한 진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졸업생과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죠.”

 

날아라 영빈이
서영빈씨(18)

 

  -축구하고 나오는 길인가요?

  “맞아요. 중대부고 축구부와 서해고등학교 축구부 연습경기가 있었어요. 당연히 우리 중대부고가 승리했어요.”

  -축구선수가 꿈인가 보네요.

  “프로축구선수가 꿈이에요. 지금은 축구부에서 오른쪽 풀백 포지션을 맡고 있죠. 저는 우리 축구부의 분위기 메이커도 담당하고 있어요. 재치 있고 입담이 좋아 별명이 ‘유재석’이에요.(웃음)”

  -꿈은 어떻게 가지게 됐나요?

  “어릴 적 아버지가 조기축구회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그때부터 축구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축구선수를 꿈꿨죠. 앞으로도 체육학과에 진학해 축구를 계속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 같아요.”

  -꿈이 확고하니 대학 진학에서도 학과를 먼저 생각하는군요!

  “맞아요. 유명하지 않은 대학에 붙어도 체육과 관련된 학과라면 기꺼이 가려고요. 반대로 유명한 대학이어도 제 꿈과 관련 없는 학과라면 가지 않을 거예요. 또 체육학을 전공하면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축구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잖아요.”

  -축구계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은가 봐요.

  “축구 코치도 하고 싶어요. 축구를 배우면서 전에 계시던 코치님들에게 많이 맞았어요. 제가 지도자가 된다면 폭력 없이 가르칠래요.”

  -다른 선수들도 체육학과 진학을 원하나요?

  “네. 그런데 몇몇 선배들은 축구선수라는 꿈에 확신을 갖지 못해 학교 이름을 보고 진학했어요. 체육과 관련 없는 학과로 진학해 아예 다른 길을 걷고 있죠.”

  -영빈씨는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길 바라요. 혹시 롤모델이 있나요?

  “국가대표 이용 선수가 제 롤모델이에요. 이용 선수와 같은 중학교를 졸업했거든요. 이용 선수가 중앙대 출신이라 저도 중앙대 입학을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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