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을 돌아보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이지 기자
  • 승인 2019.09.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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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대 공식 흡연구역 실태

 

출처: 중앙대 홈페이지자료가공: 이지인 기자
출처: 중앙대 홈페이지
자료가공: 이지인 기자

 

총학 관할이지만 관리 無
학내 구성원 불만 일어

현재 서울캠에는 총 12개의 지정된 공식 흡연구역이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제54대 서울캠 ‘카우V’ 총학생회(총학)의 공약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학내 커뮤니티 등 다수의 학생이 흡연구역에 꾸준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둘러싼 학생 입장을 들어보고 실제로 흡연구역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서울캠 내 공식 흡연구역은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104관(수림과학관), 202관(전산정보관), 203관(서라벌홀), 204관(중앙도서관), 208관(제2공학관), 207관(봅스트홀), 301관(중앙문화예술관), 303관(법학관), 308관(블루미르홀), 309관(제2기숙사),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모든 흡연구역은 야외에 설치돼 있다. 부스 형태의 밀폐형 흡연구역은 서라벌홀 4층과 법학관 지하 1층 사이 한 곳이다. 나머지 흡연구역은 펜스만으로 공간을 구분한 개방형이다.

 흡연구역은 현재 서울캠 총학이 관할한다. 그러나 미화원의 정기적인 흡연구역 청소 외에는 별다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캠 김민진 총학생회장(경제학부 4)은 “흡연구역 관리방법이나 관리주기는 확립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전 총학으로부터 흡연구역과 관련해 인수·인계 받은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학생지원팀 이우학 직원은 “학생지원팀은 총학이 요청할 경우 흡연구역을 관리를 돕는다”고 말했다.

 미흡한 관리는 곧 흡연구역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흡연구역을 이용하는 안동현 학생(경영학부 2)은 “310관을 사용하는 인구에 비해 흡연공간이 작다고 느낀다”며 “102관과 중앙도서관 흡연구역은 앉을 자리가 없어 불편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흡연부스가 위치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0일 학내 커뮤니티에 서라벌홀 4층과 법학관 지하 1층 사이에 있는 밀폐형 흡연부스를 향한 불만의 글이 게시됐다. 많은 흡연자가 흡연부스 바깥에서 흡연해 비흡연자가 피해를 본다는  내용이었다. 비흡연자인 윤혜정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통행이 잦은 곳에 흡연구역이 존재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다”며 “출입문과 떨어져 후문과 서라벌홀을 잇는 나무계단 아래 공터로 흡연구역을 옮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흡연자 A학생은 “길목에 위치한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때마다 비흡연자 눈치를 보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법학관 6층 흡연구역도 출입문 앞에 위치해 여러 불만을 낳고 있다. 법학관을 관리하는 백중호 방호원은 “출입문과 근접해 있는 흡연구역의 위치로 인해 담배연기가 종종 건물 내부로 들어온다”고 전했다. 총학 유현승 집행부원(전자전기공학부 2)은 “금연구역인 법학관 6층 흡연구역 펜스 밖 흡연자를 펜스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학관 6층 흡연구역을 제외한 곳의 불만 해결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 금연구역 내 관례적 흡연 문화

 

금연구역인 법학관 2층 발코니에는 재떨이가 자리하고 있다
금연구역인 법학관 2층 발코니에 재떨이가 자리하고 있다

총학도 위법성 인지 못해
금연구역서 화재 발생하기도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4항 7호에 따르면 캠퍼스는 건물 출입구로부터 10미터 이상 떨어져 설치된 흡연구역 외에 전부 금연구역이다. 그러나 여러 금연구역에서 흡연자들은 관례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총 3일간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암묵적 흡연구역을 파악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금연공간에 암암리에 퍼져 있는 흡연문화 실태를 파헤쳐 봤다.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담배꽁초 등을 바탕으로 파악한 결과 총 14개의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파악된 암묵적 흡연공간은 정문 부근에만 ▲101관(영신관)과 수림과학관 사이 ▲103관(파이퍼홀)과 105관(제1의학관) 사이 ▲107관(학생회관) 가동 뒤편 ▲서라벌홀 옥상 등 4곳이 발견됐다. 후문 쪽에는 ▲제2공학관 옥상 ▲제2공학관 앞 주차장 ▲제2공학관 건물 1층 북측 외벽 ▲209관(창업보육관) 주차장 ▲209관 옥상 ▲법학관 2층 발코니 ▲법학관 2층 발코니 ▲303관 3층 진입문 ▲304관(공연영상창작관) 지하 2층 진입문 ▲305관(교수연구동 및 체육관) 중앙계단 뒤편 등 10곳이다.

 법학관 건물은 전체 금연구역이다. 그러나 법학관 2층 발코니에는 큰 재떨이가 놓여있다. 「건축법 시행령」 제2조 14항에 따르면 2층 발코니는 건물에 설치된 부가적 공간으로 금연구역에 해당한다. 김민진 총학생회장은 법학관 2층 발코니가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법학관에서 주로 흡연하는 B학생도 “재떨이가 있어 당연히 흡연구역이라 생각했다”며 “금연구역이라는 어떠한 표시도 없어 많은 흡연자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B학생은 “지정된 흡연구역에서만 흡연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흡연자의 인식개선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10관을 관리하는 한승규 방호원은 “거의 매일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본다”고 밝혔다. 서라벌홀 하병헌 방호원은 “흡연구역이 따로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흡연자 C학생은 “서라벌홀 옥상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흡연이 목적”이라며 “교수님도 함께 흡연하는 등 암묵적 흡연구역이 됐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흡연은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5월 10일 오후 4시경 서라벌홀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나무판자 틈으로 꽁초가 떨어져 쌓이고 마르면서 담배의 작은 불씨가 닿은 것이 화재 원인이었다. 서라벌홀 옥상은 휴식을 위해 전부 나무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흡연으로 인해 바닥에 설치된 나무판자에 불이 붙었다. 건너편 310관에 근무하던 방호원이 연기를 발견해 최초 신고했다. 당시 옥상에 있던 학생이 화재를 조기 진압해 사고는 마무리됐다. 현재 불이 났던 나무판자는 철거됐고 바닥에 흔적만 남은 상태다.

 

지난 5월 서라벌홀 옥상에 담배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5월 서라벌홀 옥상에 담배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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