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날씨가 선선해졌습니다. 겨울을 두 번 맞이하면 일신상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이제 그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새 가장 많이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변화”입니다.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내 의지가 작용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로 나누어 볼 때 매 시기 맞이했던 생물학적,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문득 컴퓨터 작업하다가 무언가 꼬이면 리셋하는 것처럼 아쉬운 생애주기로 가서 다시 시작한다면 후회 없이 잘할까, 그동안 생애주기 변화에 잘 대처했나, 더 나아가 변화 주도에 동참했나 뒤돌아보면 어떤 때는 잘 대처하다 어떤 때는 그냥 흐름에 맡겼던 것 같습니다. 나의 청소년기 마지막 시기인 1970년 초중반 우리나라 환경은 굶주림 벗어나기, 평생직장 구직 등이 절실한 시기였습니다. 한편으로 대학교 진학 요인으로 생활 속에 철학적 가치 추구가 경제적 이유보다 더 컸습니다. 그러다 국가의 경제적 부가 늘어나 급속히 향상된 생활의 질적 변화를 누리게 되었지요. 몸은 편한 물질 문명에 맞추어 가는데 마음은 그러하지 못하니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지 따로 노는지에 따라 뭔가 모를 불안감과 불편함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 세상은 자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어서 변화도 내 나름대로 받아들였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 변화를 수용하는 마음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독서를 하고 꾸준히 업적을 쌓아온 사람과 진지한 대화도 해보려 노력합니다. 이조차도 약간의 게으름과 열등감을 벗어나려는 측은함으로 인해 노력 대비 저효율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변화에 대한 준비로 몸과 마음의 움직임에 충실하고 변화 수용을 주도하는 데에도 적절한 타이밍은 있음을 늘 염두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얹고 싶은 말은 청년 시절에 운동 습관을 들여 평생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애주기별 생물학적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 구성원과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여 가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외부 변화에 따라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직장일수록 많이 생각난다는 말처럼 중앙대학교가 힘든 시기를 함께 했던 시대적인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귀하게 여기고 늘 함께하려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바랍니다.

  언젠가 같은 성격의 기고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시대적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 강의를 들은 학생과 제가 지도한 학생은 “만남이 좋은” 기억을 함께 공유해 주기를 바랍니다. 늘 변화하는 세상에 아직 학교는 여러분에게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최적의 장소입니다. 선선한 날씨에 학생 여러분 꾸준히 몸과 마음을 다듬고 정성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리셋은 싫다. 알고 시작하는 삶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로 제 생각을 마무리합니다.

홍연표 교수

의학부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