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으로부터 뻗어 나온 서달산 전경(사진출처 동작구)
효사정에서 바라본 한강(사진출처 동작구)

 

 

검은 돌의 구릉지 속 서울캠

풍수지리로 동작과 흑석을 살피다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밥 먹듯 들락거리는 학교지만 막상 구체적인 주소는 낯설게 다가온다. 서울캠이 위치한 동작구와 흑석동은 어떤 지역일까. 동작구는 앞으로 한강을, 뒤로는 관악산맥을 두고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덕분에 서울캠 주변에서도 산악지형과 하천지형의 서로 다른 특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캠 정문을 벗어나 흑석초등학교 옆 한강나들길을 걷다 보면 곧 한강이 펼쳐진다. 반대로 서울캠 후문을 나와 서달산수목학습원 방향으로 올라가면 서달산 자락에 달마사가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인 동작구와 흑석동의 지형·지질적 특징을 살펴봤다. 또한 해당 지역에 담긴 풍수지리적 의미도 함께 알아봤다.

  다 같이 돌자 동작 한 바퀴

  서울특별시 남서부에 있는 동작구의 총면적은 16.35㎢로 전체에서 약 2.7%를 차지한다. 서울시 내에서 면적이 작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행정구역이다. ‘동작(銅雀)’이라는 이름은 ‘동재기나루’에서 유래했다. 동작동 부근에 위치한 동재기나루는 조선시대 당시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호남지방까지를 배로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동작구는 동쪽으로 서초구, 서쪽으로 영등포구, 남쪽으로 관악구와 접해있다. 북쪽으로는 한강과 맞닿아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낮은 구릉지인데 산지보다 경사면이 완만한 지형이라는 의미다. 흑석동·상도동·사당동 등 일부 지역은 고지대의 구릉지로 구성돼있다. 반면 상도동·상도1동·사당동·신대방동 등 일부는 대체로 평지를 이룬다.

  단단한 검은 돌, 든든한 서울캠

  서울캠이 자리 잡은 흑석동은 동작구 북동쪽에 있다. 흑석동의 면적은 총 1.68㎢로 동작구 내에서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흑석(黑石)’이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에 제작된 『해동지도』와 『대동여지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해동지도』에서는 경기도 과천현의 북쪽 동작나루와 노량진 사이에 ‘흑석리’라는 지명을 찾아볼 수 있다.

  흑석(黑石)은 한글로 검은 돌을 뜻한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검은색을 띄는 돌이 발견돼 ‘검은돌 마을’이라고 불렸다. 한중근 교수(건설환경플랜트공학전공)는 흑석동에서 발견되는 검은 돌이 화강암 계통이라고 설명한다. “흑석동의 검은 돌은 화강암 계통의 단단한 암석으로 추정돼요. 흑석동은 단단한 지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층이 지표면과 가까워 토사층이 얇죠.” 흑석동 지대는 암석이 풍화작용을 받아 나타나는 틈인 ‘절리’가 없다. 이처럼 암석이 순수한 상태를 유지하는 지대는 건물의 기초 설치에 유리하다. 또한 지표 가까이 있는 토사층이 얇아 흙을 조금만 걷어내도 건물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흑석동은 동·서·남쪽 3면이 산으로 둘러져 있고 북쪽으로는 한강이 펼쳐져 있는 수변도시다. 또한 산지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로 평지에 학교와 마을이 형성된 모습을 띤다. 이는 흑석동이 비교적 외부와 교류가 적었고 단절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한중근 교수는 흑석동의 지대가 낮은 탓에 자주 침수되는 지역이었다고 설명한다. “지난 1980년대만 해도 비가 많이 오면 한강 물이 넘쳤습니다. 빗물펌프장이 필요했던 이유죠. 지금은 한강 둑을 더 높인 상태에서 도로가 설치돼 있어요.”

  풍토와 물이 들려주는 땅 이야기

  풍수지리의 풍(風)은 풍토를, 수(水)는 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뜻한다. 이처럼 풍수지리는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지리를 체계화하려는 논리구조다. 기본적으로 좌우전후에 위치한 산을 바탕으로 땅의 입지를 분석한다. 이를 ‘사신사(四神砂)’라 하며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에 빗대 표현한다. 청룡·백호·주작·현무는 터를 중심으로 각각 좌우전후에 있는 산맥을 일컫는 말이다. 사신사는 서로 다른 생기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청룡은 권력 및 지도자, 재산 등과 관련되며 인(仁)에 해당한다. 백호는 재산과 여성의 생명력과 관련되며 의(義)에 해당한다. 네 개의 사신이 적절히 형성된 자리에 ‘혈(穴)’이 만들어지며 이 공간을 ‘명당(明堂)’이라고 부른다. 명당에서는 사람·시간·공간에 대한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주거하고 활동하기 좋은 입지가 정해지는 것이다.

  하나의 산맥이 청룡과 백호가 되다

  동작구에는 한남정맥으로부터 시작된 관악산 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산맥은 관악산에서 까치산고개를 넘어 사당동 상현중학교(상현고개)에 이르러 양쪽으로 뻗어 나간다. 이때 산맥의 오른편에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입지가 형성됐다. 반대로 왼편은 서달산에서 효사정까지 이어지며 흑석동을 감싸게 됐다.

  적십자간호대 교학지원팀 박재희 과장(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은 산맥의 기운이 흑석동의 백호맥과 동작동의 청룡맥이 됐다고 말한다. “서달산 정상에서 달마사 방면으로 뻗은 산맥이 흑석동의 백호맥이면서 동시에 국립서울현충원의 청룡맥이 됐습니다. 기운이 양쪽으로 갈라져서 흑석동은 청룡맥이 강한 반면 백호맥이 약한 지형이 됐어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묏자리를 담당한 황영웅 교수(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환경설계학과)도 흑석동의 특성으로 청룡맥 기운과 노들섬을 꼽았다. “흑석동에는 서달산의 기운이 세차게 흘러가고 있어 청룡맥이 강하죠. 또한 노들섬이 흑석동 전면에 위치해 물을 막아주고 있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요.”

  박재희 과장은 청룡 기운이 강한 지역이 대학 입지에 적합하다고 분석한다. “흑석동은 뒤쪽에 서달산과 관악산을 두고 앞쪽에는 한강이 펼쳐지고 있어 청룡 기운이 안정을 취하는 자리입니다. 청룡맥은 학문 및 연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따라서 대학이 발전하려면 청룡 기운이 뒷받침되는 지역이 적절하죠.” 서울캠에서의 명당은 어디일까. 박재희 과장은 사신사에 입각해 중앙대 명당을 소개했다.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일부·101관(영신관)·201관(본관)·303관(법학관)·203관(서라벌홀)·103관(파이퍼홀)·204관(중앙도서관)일부가 좋은 자리에 해당하죠. 만남의 장소로는 청룡연못이 있는 중앙마루와 310관 지하 3층 앞 광장을 추천해요.” 

 

한남정맥으로부터 뻗어 나온 서달산 전경(사진출처 동작구)
한남정맥으로부터 뻗어 나온 서달산 전경(사진출처 동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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