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결혼 VS 비혼
  • 고민주 기자
  • 승인 2019.09.2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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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좋아해 발라드 좋아해?” “셔츠 좋아해 맨투맨 좋아해?” 이번학기 여론부에서는 친구·지인끼리 자주 하는 일명 ‘VS 놀이’를 시민 게릴라인터뷰로 다룹니다. ‘2019 당신의 선택’이라는 다소 거창한 코너 제목과는 달리 쉽고 재밌는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지요. 이번주는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대학로에 다녀왔는데요. 여러분은 결혼을 꿈꾸나요? 아니면 비혼은 원하나요? 결혼을 바라는 두 팀과 비혼을 희망하는 두 팀을 만나 이야기해봤습니다. 결혼과 관련된 이들의 가치관을 함께 들어볼까요?

 

 

결혼까지 속전속결?!
송정민씨(31), 서희종씨(33)

 

  -대학로에 데이트하러 오셨군요!

  희종: “맞아요. 오늘(18일) 여자친구랑 이곳을 돌아다니려고요. 제 단골 술집에도 함께 갈 예정이에요. 그곳 사장님이랑 호형호제하는 사이인데 여자친구를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찾아뵈려고요.”

  -만난 지 얼마나 됐는지 궁금하네요.

  희종: “오늘로 9일 됐답니다.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3일 만에 제가 고백했죠. 소개팅 첫날에는 어색했지만 두번째 만남 때 어색함이 풀려 편해졌어요. 그 후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 친구와 함께라면 행복하겠다고 느꼈죠.”

  -그렇군요. 혹시 결혼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희종: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결혼해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정민: “주변을 둘러보면 결혼에 장단점이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래도 저는 결혼을 하고 싶어요.”

  -결혼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희종: “얼마 전에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남동생이 비혼 선언을 해버렸어요. 부모님이 충격에 빠지셨죠. 이때부터 부모님이 저한테 결혼 이야기를 계속 꺼내세요. 그래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들었어요. 그런데 장남이니까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전에도 늘 갖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정민: “결국 남자친구는 부모님 때문에 결혼하겠다는 뜻이네요.(웃음)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가정을 이루는 일이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해요. 시기와 조건을 맞춰 결혼하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잖아요.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일이죠. 또 친언니와 형부가 둘만의 애틋함과 끈끈함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워요. 저도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희종씨는 비혼주의 남동생을 설득해보기도 했나요?

  희종: “남동생을 설득해봤는데 설득이 안 통하더라고요. 부모님이 너를 키운 희생도 있는데 왜 결혼을 안 하려느냐고 말했죠. 남동생이 결혼은 그냥 하기 싫다고 답하더라고요.”

  -주변에 비혼인 친구들도 있으신가요?

  정민: “제 친구 중에서 비혼을 이야기하던 친구가 최근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어요. 결혼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40대 후반의 비혼 지인이 혼자 살다가 고독사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생각을 바꿨대요. 결혼은 자신의 선택이지만 이왕이면 결혼하는 삶이 좋다고 생각해요. 결혼을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결혼 홍보대사 같네요.(웃음)”

 

평생의 사랑을 약속하고 싶어요
오유빈 학생(패션디자인전공 2)

 

  -누구 기다리시나 봐요.

  “친구를 기다리고 있어요. 근처에서 알바를 마치고 함께 책방에 가기로 했거든요.”

  -중대신문에서 나왔어요. ‘이번 생은 결혼 VS 비혼’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답니다.

  “정말요? 반가워요. 저도 중앙인이랍니다. 저는 결혼을 선택할게요!”

  -결혼관이 언제 정립됐는지 궁금해요.

  “올해 아빠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공장 감독 일을 하셨는데 근무 도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셨죠. 아빠와 이별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서로 많이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어요. 저도 결혼해서 부모님처럼 깊은 사랑을 하고 싶어요.”

  -당시 많이 힘들었겠어요.

  “네. 하지만 엄마에게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어요. 엄마가 첫째 딸인 저한테 의지하시길 바랐거든요. 이전까지 엄마한테는 아빠가 의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람이었을 테니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따뜻하네요.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엄마의 도움을 최대한 받지 않으려고요. 엄마는 ‘너희 혼수는 해줄 거야’라고 말씀하시는데 제 능력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렇군요. 몇 살에 결혼하고 싶나요?

  “33살에 결혼하고 싶어요. 요즘 평균적으로 결혼 시기가 많이 늦어졌다고 생각해요. 여자는 결혼하면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서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경력을 쌓아두고 결혼할 생각이죠.”

  -어떤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가요?

  “남자친구는 스몰 웨딩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근데 저는 그럼 너랑 결혼 안 하겠다고 답했죠.(웃음) 인생에 한번 밖에 없을 결혼식을 소규모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능력이 된다면 말이죠.”

 

동물 가족을 꿈꾸며
이은지씨(21)

 

  -연극 보고 나오는 길인가요?

  “친구들과 연극 <한뼘사이>를 봤어요. 친구가 갑자기 보러 가자고 해서 장르도 미처 알지 못한 채 봤어요. 로맨틱 코미디 연극이었는데 아주 재밌었어요.”

  -로맨틱 코미디였군요. 혹시 연애와 결혼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연애와 달리 결혼은 서로에게 생활을 맞춰야 해요. 결혼해 같이 살게 됐는데 생활 습관 차이 때문에 싸우다 헤어지는 경우도 봤어요.”

  -은지씨는 결혼 생각이 있나요?

  “저는 비혼의 삶을 생각 중이랍니다. 고등학교 때 결심했죠. 반려동물이랑 같이 사는 생활이 제 꿈이에요. 반려동물과 같이 살다 보면 많은 돈이 들어요. 만약 결혼해서 아이도 함께 지내면 그만큼 비용이 더 많이 들고요. 이런 문제로 애완동물이랑 함께 살고 싶다는 꿈이 사라질까 봐 비혼을 결심하게 됐죠.”

  -동물을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모든 동물을 사랑해요. 심지어 쥐도 좋아하죠.(웃음) 아이보다는 동물이랑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어떤 동물과 함께 살고 싶나요?

  “고양이를 키우려고요. 고양이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거든요. 화장실도 잘 다녀오죠. 강아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고양이는 제가 덜 챙겨줘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혼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결혼하지 않은 채로 혼자 살면 외롭겠지만 한편으로는 편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개인주의 성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상대방이 불만을 표출할 때가 많을 듯해요. 혹여 결혼해서 같이 살아도 제 성향 때문에 많이 싸울 것 같아요.”

  -평소에도 혼자 다니는 걸 선호하나요?

  “혼자 다닐 때가 편해서 ‘혼밥’, ‘혼영’을 잘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 서로 맞춰야 하잖아요.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경향 때문에 사회적으로 ‘나홀로족’도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책임보단 자유를 원해요
정서현씨(24)

 

  -안녕하세요. 대학로에 어떻게 오셨나요?

  “반가워요. 친구랑 근처에서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어요.”

  -비혼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혹시 결혼에 대한 서현씨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결혼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제가 이혼 가정에서 자랐거든요. 좋지 않은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결혼해도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요. 결혼생활이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비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결혼했을 때 수반되는 역할과 책임감이 있잖아요. 비혼은 이로부터 자유롭죠. 제 주변에 결혼은 하지 않고 동거만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이유를 들어보면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결혼 이후 주변에서 쏟아지는 자녀 계획 질문이 싫어서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같은 생각이랍니다.”

  -출산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궁금해요.

  “우선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들어요. 또 자신의 사회 경력을 포기해야 하잖아요. 저는 아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키울 자신도 없어요. 잠깐 볼 때는 귀엽지만 그렇게 느낀다고 육아를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말 그대로 제가 책임지고 먹여 살려야 되는데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거든요.(웃음)”

  -어릴 적 누구나 결혼에 환상을 갖잖아요. 그게 언제 깨졌나요?

  “스무살 때 제대로 된 첫 연애를 끝내고 나서요. 남자친구랑 사귀면서 우리 꼭 결혼하자고 이야기했죠. 헤어진 후 그런 말이 부질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결혼해서 살다가 마음이 식을 수도 있잖아요.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니까요.”

  -친척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요?

  “지금도 많이 물어보세요. 제가 연애 중일 때면 언제 결혼할 예정이냐는 말씀을 하시곤 하죠. 생각이 없다고 하면 이런 애들이 제일 먼저 결혼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요새는 그런 이야기 들으면 구구절절 설명하기 싫어서 ‘네’ 하고 넘긴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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