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00년 전 유럽을 보다
  • 윤예령
  • 승인 2019.09.0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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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앤틱가구거리

 

 

당신이 무심코 걷고 있는 그 거리. 무슨 거리인지 아시나요? 걷다보면 카페거리부터 패션거리까지 특색 있는 거리를 골목골목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학기 문화부는 같은 듯 다른 두 거리를 비교 분석합니다. 해당 거리의 미래는 어떨지 ‘스포’까지 해드립니다! 이번주는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와 논현가구거리의 역사부터 전망까지 살펴봤는데요. 두 거리를 통해 앤틱 가구부터 수입 가구까지 자세히 톺아볼 수 있습니다. 두 가구거리의 앞날이 어떨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Focus On!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의 전경과 내부 상점의 모습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세월의 흔적이 묻은 다양한 가구가 눈에 띈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의 전경과 내부 상점의 모습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세월의 흔적이 묻은 다양한 가구가 눈에 띈다.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약 2~3분간 직진하면 별다른 표지판 없이도 앤틱가구거리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상점 유리창에는 노란 샹들리에가 비치고 거리에는 다양한 가구와 소품이 늘어서 있다. 손때 묻은 각종 서랍장과 의자에서는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난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국내 최대 고(古)가구 특화상권으로 앤틱 가구 문화의 명맥을 잇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거리의 형성 모습을 살피고 앤틱 가구 문화의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찾아가 봤다.


  앤틱, 그 오래된 뿌리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앤틱가구거리는 미군과 외국 공관원이 본국 귀환길에 가지고 가기 어려운 가구를 판매하던 상황을 계기로 형성됐다. 이후 고(古)가구 상인이 직접 유럽에서 경매를 통해 수입한 가구를 판매하며 활성화됐다.

  이태원앤틱가구협회의 창단과 정부의 지원도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의 성장에 한몫했다. 지난 2003년 창단한 이태원앤틱가구협회는 100여개의 상점을 구역에 따라 분류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앤틱가구거리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용산구청 일자리경제과 정희영 주무관은 앤틱가구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청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한다고 전한다. “지난 2015년 야간 경관과 보행 환경을 개선했어요. 뿐만 아니라 이태원앤틱가구협회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를 지속해서 홍보하고 있어요.”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지난 2016년 서울시로부터 ‘특화상권 활성화 지구’로 지정됐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오래된 가구와 소품을 통해 그 시대의 문화를 느껴볼 수 있도록 특화된 거리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오래된 가구와 소품을 통해 그 시대의 문화를 느껴볼 수 있도록 특화된 거리다.

 

  젊어지는 앤틱 시장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는 작은 찻잔부터 장롱까지 다양한 크기와 가격대의 제품이 있다. 김한구 이태원앤틱가구협회장은 앤틱가구거리에서 다루는 상품에는 크고 작은 생활용품이 모두 해당한다고 이야기한다. “식탁과 의자 뿐 아니라 침실용품, 정원용품도 있어요. 조명, 타이프라이터와 같은 소품들도 다루죠. 가격대도 몇만원부터 몇천만원까지 다양해요.”

  또한 김한구 협회장은 현재 고가 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앤틱가구거리를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앤틱 시장이 아주 폐쇄적이었어요. 비싼 가구 하나 파는 게 중요했죠. 여윳돈이 없는 젊은 친구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실정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젊은 세대가 고객이 되지 않으면 시장의 미래가 밝지 않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플리마켓, 이태원 앤틱 페스티벌과 같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플리마켓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앤틱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만든 수공예품과 앤틱 가구를 함께 판매하기도 하죠.” 김한구 협회장은 해당 행사가 젊은 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덕분에 요즘 주말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말 그대로 ‘핫’하다. 이색 데이트 코스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앤틱 가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실제로 주말에 앤틱가구거리를 찾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구경만 하는 사람도 많지만 앤틱 가구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젊은 친구도 많아요.” 하지만 그는 늘어난 방문율에 걱정 어린 표정을 짓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이 오면 상권이 활성화되고 좋죠. 하지만 상품을 구경할 때 조금만 조심해줬으면 좋겠어요.” 앤틱 제품도 판매하는 상품이기에 문의하지 않고 함부로 소품이나 가구를 만질 경우 상품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가구를 통해 옛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거리인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의 미래는 어떨까. 앤틱가구거리가 위기에 처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부지에 앤틱가구거리의 일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용산공인중개사사무소의 최윤성 대표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앤틱가구거리는 축소될 예정이라고 전망한다. “앤틱가구거리와 인접한 유엔사 부지에 고가의 아파트가 들어올 거에요. 그 주변 땅값도 같이 상승하겠죠.” 앤틱 가구의 소비 감소와 임대료 상승이 맞물려 앤틱가구거리의 힘이 약해질 전망이라는 것이 최윤성 대표의 설명이다. 김한구 협회장도 재개발에 따른 앤틱가구거리의 축소에 동의한다. “앤틱가구거리 A구역이 한남뉴타운 재개발 제2구역에 포함됐으니 그곳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겠죠. 임대료 문제로 새 상권에 다시 앤틱 상점이 입점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김한구 협회장은 앤틱가구거리의 명맥은 유지되리라 확신한다. “예전만큼 번창하지는 않겠지만 앤틱 시장 수요층은 꾸준히 있을 거예요. 오래된 것에서 느낄 수 있는 향수와 안정감, 한 나라의 문화가 깃든 물품을 향한 호기심은 앤틱가구거리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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