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 100개의 에너지 자립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단 7개 마을만이 에너지 자립운동을 시작한 사실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에너지 자립마을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외부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마을을 의미한다. 서울시 대부분의 에너지 자립마을은 태양광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한다. 성대골과 더불어 대표적인 에너지 자립마을로 꼽히는 강동구 십자성마을과 서대문구 호박골마을에 대해 알아보자.

  불을 끄니 별이 뜬다

  십자성마을은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마을공동체다. 베트남전 종전 후 귀국한 상이군인들이 이곳을 새로운 터전으로 잡으며 마을이 꾸려졌다. 베트남전에 참여했던 국군들은 배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할 때마다 밤하늘에서 남십자성을 마주했다. 당시 반짝이던 십자성이 마을의 상징이 됐다.

  십자성마을은 최근 전기요금을 합리적으로 줄인 곳으로도 이름을 빛내고 있다. 약 40가구가 에너지 전환운동에 참여하는데 해당 가구마다 주택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요금을 약 70~80% 절감했다. 한 가구는 운동 참여 전 5~6만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0원으로 줄이기까지 했다.(국가 유공자 기본요금 1천원 할인 포함) 

  십자성마을은 에너지 전환 운동을 알리기 위해 에너지 체험 교육장 및 홍보관도 운영하고 있다.

  호박도 희망도 주렁주렁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호박골을 거닐면 골목마다 주렁주렁 열린 호박을 발견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얻는 호박 모양의 태양광 문주등이다. 서대문구 홍은1동의 호박골마을은 한국해비타트가 주관한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공모에서 선정돼 지난해 해당 등불과 마을 놀이터에 태양광 지붕을 설치했다. 더해 호박골의 500여 가구 역시 옥상에 미니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상태다. 

  호박골마을은 에너지 자립을 위해 빗물도 이용한다. 빗물 저금통은 집 주위에 고인 빗물들을 저장 탱크에 모아 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모인 빗물들은 텃밭에 화단을 조성하거나 가정용 채소를 재배하거나 마당을 청소하는 데 활용된다. 빗물 저금통으로 가꾸는 텃밭은 놀이터이자 친환경 에너지 배움터로 쓰인다.

  층층 모아 0원

  성대골과 십자성, 호박골마을은 모두 저층 주거지형 에너지 자립마을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파트형 에너지 자립마을 역시 지원하고 있다. 동작구 신대방동 현대푸르미 에너지 자립마을은 제1호 태양광 대여사업 추진 마을이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지난 2016년에는 3년 전보다 공용전기 사용량의 51%를 절감했다.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사업은 전기 사용량 감축에 큰 도움이 된다. 신일해피트리 에너지 자립마을과 사당우성 에너지 자립마을은 각각 방음벽 태양광 패널과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 이후 공동전기 요금 0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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