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학생 대상으로

훈련진행하는 해외대학 

학생 접근성 낮은 

재난대응 매뉴얼 대책 세워야

국내 대학에서는 대체로 재난대응훈련이 미흡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초·중학생이 의무적으로 안전훈련을 받는 것과 달리 대학은 자체적 판단에 따라 훈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해외대학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대학 안전훈련 실시 환경이 어떻게 개선돼야 할지 짚어봤다. 또한 필요한 매뉴얼과 안내 지침 특징을 살펴봤다.

  빈틈없는 재난대피훈련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는 모든 대학원생이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FEMP PhD’은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재 및 응급 관리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재학 중 최소 9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소방, 비상 관리 분야의 경험을 쌓는다.

  미국 워릭대는 학내구성원이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화재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소방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불시에 진행된다. 해당 대학의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은 재난 상황 시 질서 있게 대피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일본 도쿄공업대도 학내 종합안전관리센터에서 연 1회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진대피훈련을 진행한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진도 6의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지역 소방서와 연계해 캠퍼스 내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훈련을 시행했다. 훈련은 옥상에서 탈출하거나 불을 끄는 등 실제 재난상황에서 필요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또한 도쿄공업대는 캠퍼스 내에 총 9곳의 피난장소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매뉴얼은 갖췄으나 홍보는 부족

  중앙대는 매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총 5일간 진행되는 범국가적 훈련이다. 그러나 학내 모든 학생이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안전관리팀 권혁상 과장은 “수업권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실질적으로 모든 학내 구성원이 재난대피훈련에 참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훈련이 예외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김찬오 교수(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가능한 인원만 추리기 때문에 훈련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해야 실제 재난상황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훈련과 더불어 실제 재난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도 중요하다. 매뉴얼이 갖춰져야 체계적인 대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찬오 교수는 “안전훈련이 잘 이뤄지기 위해 학교별 재난 유형에 따른 대응 매뉴얼이 작성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는 현재 재난 상황별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크게 종합안전관리 매뉴얼을 두고 화재, 지진, 연구실 안전사고 등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세부 매뉴얼을 구축했다. 또한 재난 유형 별 초기 대처 및 대피요령을 서술하고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그림이 삽입됐다. 해당 매뉴얼은 ‘중앙대 홈페이지-대학생활-학생지원-안전관리 길라잡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이 사실을 알지 못해 안전매뉴얼을 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소은(응용통계학과 1) 학생은 “안전관리매뉴얼의 존재를 모른다”며 “전공단위 사무실에 비치하거나 포탈에 해당 정보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경로에 안전매뉴얼 게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물별 대피로 수립 필요해

  재난 발생 시 대피자는 최적의 피난동선이 기재된 피난안내도를 따라 대피해야 한다. 중앙대는 학내 건물 복도에 피난 안내도를 붙여 신속한 피난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비상계단, 소화전의 위치를 볼 수 있고 화재 발생 시 대응 매뉴얼도 있어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그러나 건물별 피난 안내도를 따라 비상계단까지 이동한 이후 건물 밖으로의 대피 경로는 알기 어렵다. 비상계단 벽면에는 야외 대피장소 안내판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캠 예비군연대가 작성한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지진 대피훈련 계획’을 참조하면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을 비롯한 100번대 건물과 203관(서라벌홀)을 포함한 몇몇 200번대 건물은 중앙광장으로,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같은 300번대 건물과 인근에 207관(봅스트홀)을 포함한 몇몇 건물들은 대학원 앞 광장으로 대피해야 한다. 정해진 건물별 대피장소의 보다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해 보인다. 김찬오 교수는 “재난상황 시 행동요령을 게시해 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숙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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