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보다는 지공’ 중대신문 제1948호를 읽고 떠오른 한 마디다. 전반적으로 긴 호흡의 취재를 거쳐 풀어낸 기자들의 통찰이 빛나는 호였다. 속도전에 매몰되지 않는 보도가 인상적이었다. 보도기획과 ‘생각의자’ 등 1면 이상을 할애한 긴 분량의 기획 기사들과 후속 기사 등이 중대신문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 속도보다는 깊이를 더하는 전략을 택한 중대신문의 과감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보도기획은 주제 선정과 구성이 좋았다. 학점 평가방식은 학생 독자가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다. 그렇기에 자칫 학생 입장에서만 기사가 전개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 본부와 학생들의 입장이 고루 담겨 균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연세춘추도 비슷한 기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았다. 다만 두 기사의 제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함축적이었다. 기사의 핵심적인 정보가 제목에 녹아있었다면 더 많은 독자가 이 기사에 접근하지 않았을까.

  ‘생각의자’ 역시 구성이 탁월했다. 성중립화장실에 관한 학내 인식을 드러내고 전문가로 구성된 좌담회를 열어 정보를 제시한 뒤 국외 사례를 덧붙여 일관된 흐름의 짜임새 있는 기획이 완성됐다. 담당 기자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그러나 각 기사의 리드에서 비슷한 서술이 반복돼 기시감이 느껴진 점은 아쉽다. 성중립화장실의 의미를 기사마다 소개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이외에도 2면의 학생 정신건강 관리 방안을 소개한 기사는 공익성이 돋보였다. 지난 5월 발생한 이른바 ‘버스 난동 사건’의 후속 조치가 상세히 드러나 도움이 필요한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8~9면의 ‘중대신문이 만난 사람’에서는 문답 형식의 장점이 두드러졌다. 대화의 ‘맛’을 십분 살려 읽는 재미가 풍부한 기사였다.

박건  
연세춘추 편집장
연세대 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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