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를 향한 움직임, 이유는?
  • 전규원 기자
  • 승인 2019.06.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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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대는 왜?

대학가에 부는 절대평가 바람
대학본부, “도입 계획 없어”

중앙대의 성적 평가방식은 개인의 학업 성과를 다른 학생과 비교해 평가하는 상대평가가 원칙이다. 이는 학점과 관련한 대내외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에서는 상대평가 원칙을 폐지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타대 사례를 중심으로 절대평가로의 전환 이유와 학생사회 반응을 알아봤다.

  상대평가를 대신하게 된 이유

  교육부는 지난 2014년 대학평가항목에 ‘성적 분포의 적절성’을 포함했다.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학점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대학평가제도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대학은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평가방식을 변환시키고 A학점과 B학점의 비율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학점 경쟁이 과열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교육부는 지난 2015년에 ‘성적 분포의 적절성’ 항목을 삭제했다.

  이후 고려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고려대는 지난 2015년 2학기에 절대평가를 도입해 현재 전체 학부 과목의 약 70% 이상이 절대평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는 지난 2017년 2학기에 ‘절대평가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하면 상대평가를 할 수 있다’는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연세대는 이번학기부터 성적평가 운영 규정에서 상대평가 원칙을 폐지해 운영한다. 연세대 학사지원팀 정우숙 차장은 “절대평가 도입이 현재 국내 대학의 추세이기 때문에 연세대도 그 흐름에 발맞추게 됐다”며 “하지만 상대평가 원칙 폐지가 절대평가의 전면 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평가 원칙이 없어지며 강의자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방식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연세대의 성적 평가방식은 학과별로 자율성을 띤다. 정우숙 차장은 “학과 교수로 구성된 교육운영위원회가 학과별로 조직돼 성적 평가방식을 결정한다”며 “대체로 3, 4학년의 전공 심화 수업에 절대평가 방식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도 학생의 학점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014년에 절대평가를 도입했다. 연세대 학사지원팀은 의대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절대평가의 한 종류인 PNP(Pass or Non Pass) 방식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정우숙 차장은 “의대 학생은 다른 전공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업량이 많아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자 해당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개인의 학습 성취 자체로만 평가받을 수 있어 해당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강지훈 학생(연세대 경영학과)은 “경영학과는 영어 수업이 절대평가로 운영된다”며 “상대평가 과목과 비교했을 때 절대평가 수업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업 자체를 이해하며 성취도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혁신성 제고를 위해

  혁신적인 수업 진행을 위해 성취 중심의 교과목에 한해 절대평가를 인정해주는 학교도 있다. 성균관대 교무팀 이창형 과장은 “지난해 2학기부터 일부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했다”며 “융·복합 교과목을 중심으로 절대평가를 도입해 새로운 교수 학습법이 적용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학점을 둘러싼 학생 부담을 완화하며 대학 교육을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절대평가제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이창형 과장은 “캡스톤 디자인, 플립 러닝, PBL 수업 등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학습 방법이기 때문에 절대평가 진행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캡스톤 디자인은 공학계열 학생에게 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다. 플립 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의가 결합돼 있는 역진행 수업 방식이고 PBL 수업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찰하는 문제중심학습 방법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학기 신설된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전공 수업은 대부분 절대평가로 운영되고 있다. 김지섭 학생(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은 “전공 특성상 절대평가가 적용된 수업이 많다”며 “학점의 부담에서 벗어나 수업 자체를 즐길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균관대 교무팀은 교양 수업을 포함한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창형 과장은 “절대평가는 교수의 재량에 지나치게 의존해 학점을 부여하는 등 단점이 있다”며 “모든 과목에 해당 평가방식 도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은 절대평가 또한 변별력 있는 평가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원 학생(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은 “완화된 경쟁으로 학생 성취의 하향평준화 우려가 있으나 절대평가에서도 일정 기준 이상이 돼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며 “절대평가 방식의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해 해당 방식으로 운영되는 수업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에게 자유를

  이화여대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칙시행세칙」 제34조에 따라 교수자율평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자율평가제는 교수의 재량으로 상대평가, 절대평가, 기타 중 하나의 성적평가 방법이 선택되는 방식이다. 기타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혼합해 적용하는 방식의 절충안이다.

  교수자율평가제는 지난해부터 적용돼 약 1년간 시범 운영됐다. 이화여대 학적팀 계민희 대리는 “시범운영을 마치고 이번학기부터 정식으로 도입했다”며 “학생 성적평가에서 교수의 재량권을 보장하고 학생의 노력에 따라 알맞은 성과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학적팀은 앞으로도 해당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사회는 교수자율평가제가 치열한 학점 경쟁 구도를 완화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박효빈 학생(이화여대 글로벌스포츠산업전공)은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모든 학생이 열심히 공부해도 미세한 차이로 인해 성적이 결정됐다”며 “교수가 평가방식에 자율권을 갖게 되면서 평가방식을 두고 학생과의 의사소통도 활발해졌다”고 답했다. 이어 “경쟁 압박에서 벗어나 함께 수업 듣는 친구를 동반자로 여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대는 현재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사팀 임형택 과장은 “성적 평가방식 변화는 대학 교육의 방향성을 감안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아직 절대평가 방식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과목의 성격에 따라 A학점의 비율이 높은 B유형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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