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과거 청산, 표류하는 미래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9.05.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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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로 남아있는 제주 4.3사건

‘과거청산’에서 ‘과거극복’으로

지난 22일 303관(법학관) 407호에서 ‘제주 4.3사건을 통해 본 과거청산’을 주제로 공개강연이 열렸다. 이번 특강은 이내창 30주기 재학생연구모임이 주최했으며 이재승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강연으로 이뤄졌다. 강연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제주 4.3사건을 되짚어보고 해결방안을 숙고해보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강연은 ‘청산’과 ‘극복’이라는 단어로 막을 열었다. 이재승 교수는 “독일에서는 ‘과거청산’이 아닌 ‘과거극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극복이라는 맥락에서 다음 세대가 역사를 합당하게 기억할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제주 4.3사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제주 4.3사건은 한국전쟁을 제외한 최대의 민간인 학살사건이다.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약 8만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됐다. 그러나 여전히 명칭이 확립되지 못하는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재승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적용되는 국내법이 아닌 국제규범에 따른 국제법정을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법은 국가가 배상해야 할 문제에는 공소시효가 없음을 원칙으로 한다.

  이재승 교수는 과거청산의 5대 원칙으로 피해회복, 책임자 처벌, 진실규명, 제도개혁, 문화적 혁신을 제시했다. 이재승 교수는 “과거청산의 바람직한 모델은 진실화해모델과 정의모델이 결합된 혼합모델이다”며 “폭력을 낳는 제도나 관행은 고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람직한 과거청산을 위해 객관적인 보상과 책임을 포함한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승 교수는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진실, 정의, 피해회복’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원상회복, 금전적 배상, 재활조치, 피해자 개인의 만족, 제도계획을 통한 재발방지보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강연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역사 청산과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방법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재승 교수는 “일제 잔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립해야 한다”며 “법적 해결 뿐 아니라 문제의 공론화 방법을 고민해 공개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연에 참석한 이해영 학생(국어국문학과 3)은 “제주 4.3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알 수 있어 좋았다”며 “비정의도 정의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유화연 학생(역사학과 4)은 “법을 통해 역사 문제를 제대로 청산하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며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을 주최한 이내창 30주기 재학생연구모임의 이찬민 학생(사회학과 3)은 “이내창 열사와 제주 4.3사건, 5.18 민주화운동 등은 하나로 연결된 역사다”며 “이번 강연으로 과거청산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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