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총학에 달렸다
  • 중대신문
  • 승인 2019.05.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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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7월부터 약 3년을 달려온 장애학생회 ‘WE,하다’가 해체를 선언했다. 학내 유일한 장애학생 자치기구가 없어진 것이다. 장애인권위원회 출범이 더 절실해졌다.

  장애인복지법 제1장 제4조 장애인의 권리 3항에는 ‘장애인은 장애인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장애인 관련 정책에서 장애인이 자주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대에는 장애인이 목소리를 내더라도 이를 학생자치에 반영할 수 있는 특정 기구가 없다. 이러한 불통 구조 해결의 핵심은 장애인권위원회 출범이다.

  실제로 고려대는 20년 넘게 총학 산하 특별기구로 장애인권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장애학생에게 수강도우미, 강의보조 기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연세대 장애인권위원회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장애 이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식 개선과 장애학생의 학교생활 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중앙대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은 있었다. 지난해 제60대 총학 ‘온’은 장애학생회, 총학생회장, 성평등위원장 등이 포함된 TFT를 꾸렸다. TFT 구성 목적은 총학 산하에 특별자치기구 ‘장애인권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TFT는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총 5번의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제61대 ‘알파’ 총학으로 해당 안건이 넘어오면서 장애인권위원회 발족은 계속 벽에 부딪히고 있다. 총학은 공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산하기구 출범이 어렵다며 논의에 소극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관련 홈페이지 등 어디에도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TFT의 논의 내용은 없다. 결국 장애학생회는 장애인권위원회의 형체를 가늠조차 못 하고 사라졌다.

  학내 공간 배정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공간 배정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면 더더욱 총학이 두 팔 걷고 나서야 했다.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공문을 작성하여 학교에 정식으로 TFT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했다. 총학은 학교 행정에 학생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연결고리의 중심이다. 학생의 목소리를 대학에 전하고 변화를 끌어내는 건 학생의 대표자이기에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다.

  총학은 성평등위원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FOC(Feminism Organization in Chung-Ang University)를 무산시켰고 장애인권위원회 출범을 기한 없이 유보하고 있다. 학내 소수자들은 총학의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는데, 총학은 아무런 답이 없다. 총학은 소수자의 목소리 창구를 외면하고 있진 않은가. 또 다른 소수자가 주저앉기 전에 이제라도 총학이 나서서 그들이 캠퍼스 안에서 자립적으로 서 있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소수자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는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향한 총학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이제는 학교도 나서서 도와야 한다. 공간 배정 문제는 학생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없이는 장애인권위원회 설립이 또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질 게 뻔하다. 중앙대가 소수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있으며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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