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주대신문이 61년 만에 판형을 비롯해 모든 걸 바꿨다. 관습처럼 내려온 타성을 벗기 위해 많은 품을 들였다. 수많은 종합 일간지와 대학 신문을 참고하며 특히 눈여긴 것은 중대신문이었다. 뛰어난 대학 신문이 여럿 있지만 완성도와 치밀함에서 고민 없이 중대신문을 첫째로 고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종종 수습기자들에게 중대신문을 일컬으며 본의 아닌 비교를 하게 된다.

  제1946호는 민감한 기사가 많았다. 총학생회의 FOC 중단 결정, 교육부의 연구윤리 특별감사 등은 지면에서 다루기 껄끄러운 주제다. 대학 신문은 학교의 공(功)을 누구보다 먼저 기쁘게 알려야 하면서도, 학교의 과(過)에 대해서는 알심 없이 냉정히 다루어야 한다. 학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대학 신문이 학교의 과오를 종합 일간지 수준으로 보도하기는 매우 어렵다. 문제가 있다는 걸 언급하는 자체도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고, 사실을 추적하다 본의 아니게 아군을 저격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대학 언론인이 가진 하나같은 고민일 것이다. 그렇다고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런 갈등 속에서 이번호 사설을 읽으니 중대신문은 대학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안다고 느꼈다. 보도에서 사실 그 자체를 전달하는 것은 대학 신문의 책무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의 탐색과 제시 또한 대학 신문의 역할이다. 공론화를 거쳐 학교의 자정을 돕는 기회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적극적 자세가 수많은 대학 신문 중 중대신문 고유의 색채를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제 자리를 비우고 국경을 넘다 군주의 죽음을 막지 못한 고관(高官)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던 동호(董狐)의 붓처럼, 사사로운 관계에 휘말리지 않고 사실을 향해 우직하게 내딛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기를 소망하며 중대신문의 대학 언론인 여러분을 응원한다.

안건우
공주대신문 편집국장
공주대 불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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