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싹의 든든한 지지대

갓 돋아난 싹은 바람에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싹이 줄기를 뻗어 큰 나무로 자라기 위해서는 옆에서 힘을 보태줄 지지대가 필요하죠. 작은 소모임으로 시작한 환경 동아리 ‘지구인’에는 새싹 시절부터 지지대가 돼 주신 교수님이 계십니다. 지구인과 함께 걸어 오신 김양지 교수님(다빈치교양대학)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동아리 이름이 재미있어 보여요.

  “지구인은 지구를 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환경 동아리죠. 캠퍼스 내 환경 문제를 알리고 더 좋은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지구인과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환경과 인간>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며 저를 찾아와 도움을 구했어요. 환경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정말 반가웠죠.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기특하기도 했고요. 당시 중앙대에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지도교수를 맡기로 했어요.”  

  -동아리의 시작부터 함께하셨군요.

  “그렇죠. 그런데 처음에는 동아리가 아닌 소모임이었어요. 사람 수가 적어 동아리 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학생들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모집 공고를 올리고 화장실에도 홍보 스티커를 붙여 가며 애썼던 기억이 나요. 우여곡절 끝에 소모임 창단식을 열었는데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왔었죠.”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초기에는 동아리방이 없어 강의실을 전전하며 활동했어요. 모임을 가질 때마다 강의실을 빌려야 했죠. 활동이나 홍보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교수님께서 힘이 돼 주신 부분이 있을까요?
  “강의실을 빌리는 데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었어요. 또 제가 맡은 수업에서 5분 정도 동아리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해준 정도네요. 이외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활동에 조언이나 자문을 주기도 했고요.”

  -동아리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요.

  “처음엔 학생들끼리 매주 모여 텀블러 사용하기, 잔반 남기지 않기 등 환경을 위한 행동을 스스로 실천하곤 했어요. 규모가 커지면서 시험 기간에 이면지 노트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거나 축제 기간에 태양열 조리기로 소시지를 구워 나눠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죠. ‘게릴라 가드닝’이라고 못 쓰는 땅에 꽃과 나무를 몰래 심고 가꾸는 활동도 기억에 남아요.”

  -동아리를 지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중앙동아리가 된 날에 무척 기뻤어요. 학생들이 얼마나 간절히 원했던 일인지 처음부터 지켜봤으니까요. 졸업한 학생들도 찾아와 기쁨을 함께 나눴죠. 거의 축제 분위기였어요.”

  -듣기만 해도 기쁘네요.

  “동아리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한 일들이 참 많았어요. 동아리 내 커플이 에코 결혼식을 한 일도 있었거든요. 동아리 학생들이 축가를 불렀고 저도 험께 축복해 줬어요. 참 예쁘고 의미 있는 결혼식이었죠. 예식장을 꾸몄던 화분을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에게 나눠 주던 게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 ‘지구인’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동아리 학생들이 환경을 위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아무나 하지 못하는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중앙대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성해봤으면 해요. 이왕이면 동아리 학생 모두가 참여해서요. 지구인이 앞으로 더 성장해 우리 학교 대표 동아리로 거듭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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