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중대신문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여러 현장 속에서 다양한 주제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을 땐 많은 고민이 듭니다. 먼저 기술적 요소인 밝기, 색상, 구도 등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기자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집니다. 사실을 찍을지 사실처럼 보이는 연출된 모습을 찍을지 말이죠.

 수습기자 시절 저는 현장의 분위기를 사실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보도 사진은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죠. 현장에서 돌아와 후보정 작업 또한 자르기, 밝기 정도만 조절했습니다. 원본은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1절 행사 촬영 중 초심을 잃어버린 제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행사 중인 걸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사진을 찍기에 더 급급했죠. ‘사진이 밋밋하다’,‘이 장소를 빨리 찍고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라는 이유로 가만히 서 있던 사람에게 만세 자세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그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인 양 셔터를 눌렀죠. 사진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사진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1년 사이에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사진 촬영에 있어선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단 연출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대하는 방식 역시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사진의 정의 또한 잊어버릴 만큼 변했습니다. 정형화된 사진들을 보며 안정적인 방식으로만 촬영할 생각을 하고 있었죠. 수습기자 때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수습기자 때와 정반대의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었죠. 너무나 변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 가야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촬영한 사진을 훑어보며 ‘사진을 연출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 라고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생각 끝에 ‘연출을 최대한 지양하자’고 결론 내렸습니다. 특히 보도사진에 있어서만큼은 일말의 타협 또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연출을 사용하면 신문에 실릴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진이 가진 사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연출이 개입되는 순간 사진은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기록하지 않는 셈이 되죠. 즉 현장의 순간을 기록하기보다 사진가가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기록하는 것으로 변질 됩니다. 연출이 이뤄진다면 사람들은 사진가의 눈을 통해 현장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사진기자는 입맛에 맞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 딜레마에 빠질지라도 연출을 지양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무엇을 위해 사진을 찍는지 어떻게 촬영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사진기자는 사람들이 원하는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현장을 독자와 생생하게 이어주는 매개체인 사진을 책임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정훈 사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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