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캠 인권센터에 공석이 발생했다. 내일(14일)부터 당분간 안성캠 인권센터는 주 3회만 문을 연다. 인권센터는 전문 연구원을 채용하기 전까지 서울캠 연구원 한명으로 빈자리를 메우기로 했다. 서울캠 연구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미봉책을 선택한 것이다.

  인권센터는 이번달 내로 공석을 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임자가 없는 경우 공석은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약 5천명의 안성캠 학생이 인권 보호망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건 용서될 수 없다.

  안성캠 인권센터는 지난해 4월에서야 신설됐다. 지난 2016년 이전에는 안성캠 인권센터에 연구원이 따로 없었다. 서울캠 연구원이 매주 수요일마다 안성캠에 내려가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연구원이 배치된 후에도 단 한명의 연구원이 약 5천명의 학생의 인권을 책임져왔다. 모든 학생의 인권이 제대로 된 보호의 테두리 안에 있기 사실상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기존 연구원의 계약 기간이 만료돼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서울캠 인권센터 연구원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기준 서울캠 재학생 수는 1만8366명. 연구원 한명 당 약 6천명의 인권을 책임지고 있다. 더군다나 안성캠 연구원 공석을 메우게 돼 상황은 악화됐다. 일주일에 3일은 서울캠 전문 연구원이 2명으로 줄어 인권센터가 보듬을 수 있는 크기는 줄어든다.

  학생생활상담센터 또한 전문상담자가 부족하다. 중대신문 제1942호 보도기획 ‘중앙대 학생 정신건강 실태조사’ 취재 당시 학생생활상담센터 측은 “현재 인력이 많이 부족해 최대 세달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권센터 연구원마저 줄어 학내에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여력이 더욱 부족해졌다. 학생의 기본적 생활과 인권이 보장 받아야 하는 학교에서조차 마음을 헤아려줄 안식처가 부족하다.

  중앙대 구성원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인권센터가 연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각종 차별 및 인권 침해를 구제하고 성희롱 및 성폭력의 예방과 교육, 사건 처리까지 연구원이 짊어진 무거운 짐이 학생에게 피해로 돌아오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학생사회의 꾸준한 관심도 필요하다. 안성캠 ‘동행’ 총학생회는 ‘인권센터 연구원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현재 연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른 정상화는 물론 추가 배치를 지속해서 촉구해야 한다.

  ‘국내 최초 대학 내 설립된 인권기관’인 만큼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하고 있는지 인권센터 자체적으로 점검해야 할 때다. 오는 28일 안성캠 연구원 채용 공고 결과가 나온다.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 잠깐의 부재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정상화는 물론 연구원 충원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또 연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인권센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도움이 절실한 학생이 인권센터를 찾았을 때 적어도 연구원의 부재를 이유로 뒤돌아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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