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문전성시, ‘족보·녹음’ 매매
  • 박성배 기자
  • 승인 2019.04.1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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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실태 파헤치기

 

한달 사이 족보 매매글 약 200개

강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학기 시험기간마다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강의 기출문제, 핵심 정리 자료, 강의 필기 노트 등을 일컫는 일명 ‘족보’다. 이 기간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수많은 학생이 강의 족보를 사고 파는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강의를 녹음한 파일을 팔기도 한다. 족보 및 녹음본이 매매되는 학내 커뮤니티와 족보 매매 사이트 실태를 확인해봤다.

  하루에도 수십개, ‘족보’ 게시글

  시험기간 한달 전부터 ‘에브리타임’ 등 학내 커뮤니티에 족보 관련 게시글은 매일같이 올라온다. 넓은 의미의 족보는 강의 기출문제를 포함해 핵심 정리 자료, 강의 필기 노트 등 공부 자료를 아우르는 말이지만 주로 해당 강의 시험에 출제됐던 기출문제를 말한다.

  지난달부터 지난 12일까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족보 관련 게시글은 무려 200개가 넘었다. 지난 12일은 하루동안 20여개 이상 족보 관련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학생 자신이 현재 수강 중인 강의 족보를 구하는 글이었다. ‘○○수업 A교수님 족보 삽니다. 쪽지 주세요.’, ‘○○수업 족보 구해요. 사례합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족보를 판매한다는 글도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에도 강의명, 기출문제 연도와 함께 족보를 판매한다고 적혀 있었다. 글에서 족보의 금액까지 제시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특정 강의는 족보 매매 게시글의 수가 다른 강의에 비해 높기도 했다. 한 강의에 대해 10개 이상의 족보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족보를 판매하고 있는 B학생(창의ICT공대 3)은 “족보가 시험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강의를 중심으로 족보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족보 이외에 강의 녹음본을 매매하는 게시글도 확인할 수 있다. 개강 이후 강의 녹음을 구한다는 게시글은 에브리타임에 약 80개 정도가 올라와 있는 상태다. 대부분 게시글은 부득이한 결석으로 녹음본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금전 또는 기프티콘 등으로 사례하겠다는 내용이 함께 게시됐다.

  ‘음지’에 있어 보이지 않는 손

  학내 커뮤니티에서 매매되는 족보와 녹음본은 어떻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까. 대부분의 거래는 주로 ‘음지’에서 이뤄졌다. 특히 학내 커뮤니티 중 에브리타임에서 자주 진행됐다. 다수의 학생이 이용하고 같은 학교 구성원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에브리타임 특성상 철저히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했다. 거래는 주로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본 학생이 작성자에게 쪽지를 보내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래 당사자들은 우선 기본적인 매매 정보를 교환했다. 이후 판매자가 자신의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구매를 원하는 학생이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오픈채팅, 개인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해 족보를 전달한다. 족보 판매 글을 게시한 C학생(창의ICT공대 3)은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메신저를 선호한다”며 “개인 메신저나 이메일로 족보 파일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매매되는 족보의 시세는 강의 종류와 시험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선 전공과 교양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존재했다. 주로 전공 강의인 경우 가격이 비쌌다. 간단한 객관식 시험은 가격이 다소 낮은 등 시험 특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족보 판매자들에게 쪽지를 보내자 교양 과목 족보는 보통 3천원에서 만원 아래의 가격이라는 답을 받았다. 전공 과목 족보는 주로 2만원에서 3만원까지 요구했다. 일부 전공 강의 족보는 5만원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거래는 족보 전달을 위해 판매자가 개인 메신저를 알려주거나 이메일을 요구했다.

  족보 사이트도 존재, 책임은 ‘나몰라라’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족보를 매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족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도 여럿 존재했다. 학생이 족보 공유 목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에는 ‘모두의 캠퍼스’, ‘해피캠퍼스’, ‘클래스에이드’, ‘에듀팔’ 등이 있었다. 해당 사이트는 학습 자료를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개설됐으나 주로 족보가 공유되는 실정이다.

  에듀팔의 경우 학생이 자료를 공유해 포인트를 얻는 방식이다. 해피캠퍼스는 직접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해피캠퍼스 시험자료에서 ‘중앙대 족보’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자료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해당 사이트에서 구매한 족보가 다시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재판매되기도 했다.

  B학생은 “해피캠퍼스, 모두의 캠퍼스 등을 통해 족보가 유명한 과목을 중심으로 구매해 다시 판매해봤다”며 “주위에서도 족보가 큰 영향을 미치는 실험 과목 등에서는 이곳에서 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클래스에이드에서 ‘중앙대’를 검색하면 약 150개 이상의 자료가 나온다. 과제, 노트 필기도 있지만 족보 자료가 더 많이 공유되고 있다. 클래스에이드 관계자는 “게시돼있는 모든 족보는 학생들이 공유한 자료들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사이트를 통해 쉽게 족보를 구할 수 있지만 실제로 각 사이트는 이용자에게 법적 책임을 전가하고 있었다. 해피캠퍼스의 경우 회원 가입 약관을 통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알린다. 제공된 자료 이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모든 손해는 이용자 자신의 책임이며 회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클래스에이드 관계자는 “저작권은 해당 자료 저작자에게 있다고 명시한다”며 “해당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책임은 올린 학생에게 있다”고 말했다. 에듀팔도 회원 가입 약관에 서비스 이용 중 불법적 행위로 회사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 경우 회원이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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