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이공계를 나눠보면, 크게 자연과학계열(자연대)과 공과계열로 나눌 수 있다. 자연과학은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진리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를 두고, 공학은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기술을 통해 우리 생활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두 계열의 ‘인식’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각자의 매력과 장점이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과 관련해 인식 차이가 발생한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취업에 있다. 그 이유는, 학사 취득 후 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공학 계열과 다르게, 자연대의 취업은 보통 석사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대는 공과 대학보다 취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한 만큼 대우를 받지 않는다. 이를 보면, ‘자연대는 굶어 죽기 좋은 학과’라는 속된 말을 떠올리게 한다.

  두 번째로, 2023학년도부터 약학대학이 2+4편입학 제도에서 6년 통합 학부제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로 인해, 자연대 입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메리트인 약대 편입은 없어지면서 다시 한번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매력은 경제적인 부분 외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기초과학의 이론은 모든 기술의 기초이다. 기초과학이 탄탄하게 잡혀야 공학과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발전한 기술과 장비로 다시 기초과학의 연구를 가능케 한다. 이론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며 삶은 윤택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연과학은 뿌리와 줄기, 공학은 가지와 열매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연과학의 발전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시발점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먼 이야기는 아니다. 4차 산업을 가능케 한 컴퓨터, 전산학, IT산업은 불과 100년의 역사를 채 가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산업은 현 사회를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무엇이든지 혁신, 혁명을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쓴 모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학생은 자연대를 희망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싶은 이유로 자연대의 입학을 꺼려하고 있다. 

  사람을 성공하는데 이끄는 두 가지 촉진제에는 공포와 희망이 있다고 한다. 공포를 촉진제로 쓰는 이들은 미래에 대한 꿈보다 낙오자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채찍질한다. 이들은 실패했을 때 더 큰 공포에 빠져 다시 도전할 생각을 갖지 못하고 위축되지만, 희망을 추진제로 쓴 사람들은 실패하더라도 털고 일어나 다시 뛸 수 있다.

  이 말이 자연대를 꺼리는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작용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이 두려워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모든 일이 후회 없는 선택이진 않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정태 학생
생명과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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