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에 걸쳐 우리를 지배해왔던 군부 독재 문화의 잔상은 아직도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배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 습관 같은 기억을 지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왔건만 문득문득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 여기의 가장 핫한 주제를 가장 세련된 필체로 다뤄야 하는 신문의 기사는 이런 부분을 더욱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1면의 헤드라인을 읽다가 잠시 멈칫하게 됐다.

  ‘학생자치 보궐선거, 신호탄 쏘다’, 기사 내용은 지난해 무산됐던 선거를 다시 시행한다는 경과보고였다. 학생 선거가 지닌 의미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신호탄을 쏘아 올릴 만큼의 경각심을 끌어내거나 이목을 끄는 내용은 없다. 표현만 하더라도 그렇다. 주로 군대에서 쓰이는 ‘신호탄’은 부대 간에 이루어지는 군사행동의 시작 및 완료의 의미로 사용된다. ‘신호탄’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었을까?

  11면에 ‘약자를 겨냥한 총구, 편견은 탄환이 됐다’는 헤드라인도 눈여겨봐야 한다. ‘신호탄’이나 ‘총구’, ‘탄환’ 모두 군사문화의 잔재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다른 표현이 필요하기도 하다.

  사실 이런 쓴소리를 하면서도 대학언론의 중심에서 그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는 중대신문은 늘 자랑스럽다. 새로운 기획을 고민하고 늘 변화를 꿈꾸는 모습이 고맙고도 아름답다. 

  문화면에서 ‘길잡이와 하루살기’ 기사만 하더라도 썩 흥미롭다. 교환학생과 함께 ‘광장시장’을 다니며 다양한 먹거리부터 한복과 구제시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를 체험하는 내용이다. 더욱이 ‘문화수첩’ 기사도 더 감각적으로 보인다. 

  덧붙여 ‘뉴미디어 핫클립’ 기사의 ‘101초 늬우스’를 QR코드와 함께하면, 스마트폰으로도 핫한 중대신문을 쉽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신현규 교수
다빈치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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