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수 인터뷰] 조인선 교수(음악학부)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2.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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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기댈 수 있는 나무처럼

소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중앙대에서의 매 순간은 선물 같았죠

사진 김준성 기자
사진 김준성 기자

조인선 교수(음악학부)는 1984년부터 긴 세월을 중앙대와 함께했다. 그는 작곡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칠 뿐 아니라 누구보다 학생과 깊은 유대감을 쌓았다. 그는 학생이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나무가 되기를 희망한다. 학교에 깊은 애정을 지닌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본인에게 중앙대는 어떤 의미인가.
“중앙대에서 작곡가로서의 길과 교수의 길을 함께 걸어왔어요. 작은 묘목 하나가 큰 나무로 성장해 숲을 이룬 곳이죠.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겪은 경험이 숲을 일구는 것에 크게 일조했어요.”

  -첫 부임 때 느낌이 어땠나.
“처음 안성캠퍼스로 향하던 통근버스에서 창밖을 바라봤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학교는 생기 있고 아름다운 캠퍼스였죠. 학생들과 함께 커다란 비전을 갖고 미래를 향해 비상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함께 나누며 삶의 길을 걸어가고 싶었어요.”

  -기억에 남는 직책은. 
“사단법인 한국여성작곡가회 회장을 맡았어요. 회장으로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현대음악제를 개최했죠. 이외에도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바쁘게 뛰어다녔어요. KBS FM에서 매주 월요일 현대음악을 소개하는 ‘월요스페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죠. 당시 작가가 없어 직접 글을 쓰고 진행까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학과장을 비롯한 학부장을 역임했다.
“네, 맞아요. 돌이켜보니 많은 일을 했네요. 학생들에게 더 좋은 꿈을 만들어주기 위해 독일의 자르부뤼켄 음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음악회를 진행했어요. 다른 국가의 교수님을 초청해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고요. 음악대학 승격 30주년 기념으로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을 초청하여 야외 음악회를 개최한 것도 기억에 남네요.”

  -퇴임을 앞두고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지난해 9월 30일에 작곡발표회를 진행했어요. 중앙대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며 그 시간 동안의 영상과 소리를 돌이켜봤죠. 이를 바탕으로 발표회를 만들었어요. 발표회 연주곡 중 ‘지나간 시간의 하얀 그림자 Ⅲ’이라는 곡에서 지난날을 추억하고자 했는데요. 잊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곡이에요. 하얀 그림자는 과거의 기억이죠. 중앙대의 하얀 그림자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싶어요. 교수로서는 퇴임하지만, 작곡가로서의 인생은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곡발표회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고요.”

  -중앙대에서의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학생과 함께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학생들이 있어 모든 순간이 특별했어요. 함께 밥도 먹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안성캠 근처 딸기밭에 놀러 가기도 했죠. 그땐 학생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어요. 조금이라도 나이가 많아 보이기 위해 파마머리를 한 적도 있어요.(웃음)”

  -학생과의 사이가 정말 막역한 것 같다.
“작곡과 수업은 1:1 전공 실기 수업으로 진행돼요. 그렇다 보니 학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죠. 학생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무슨 일 있니?’라며 기분을 풀어주려고 하기도 했어요. 졸업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가는 학생이 많아요. 결혼 후 아이를 낳은 제자와 그 자녀에게 가끔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도 한답니다.”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는지.
 “학생과 수업을 하다 보면 적성이 보여요. 작곡이 잘 맞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한 학생에게 교육을 공부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적이 있어요. 당시 해당 학생은 실망했지만 지금은 교수가 되었어요. 저마다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퇴임 후 계획은?
“앞으로도 졸업을 앞둔 제자들에게 2년 정도는 더 전공 실기를 가르칠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삶에는 동사가 많았어요. 앞으로는 형용사와 감탄사가 많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목표예요. 작곡뿐 아니라 그동안 배우지 못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자 해요. 사진 에세이 책을 쓰고 싶기도 하고요. 태어나 자랄 때가 인생 1막이라면 중앙대에서 교육자와 작곡가로서 살아온 삶은 2막이에요. 앞으로의 삶이 3막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유롭고 깊이 있는 품격을 지닌 3막의 삶을 기대하는 중입니다.”

  -동문과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중앙대에서 함께한 모든 인연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또 그들이 진실함과 성실함 그리고 열정과 사랑을 간직했으면 해요. 모두가 세상의 중앙에서 지성인으로 멋지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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