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청년, 일으켜 세운 손길
  • 신혜리 기자
  • 승인 2018.12.1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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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청년정책 엿보기

노숙인이 된 청춘들의
못다 핀 싹을 틔우기 위해

“하라는 대로 했잖아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야 한대서 열심히 했단 말이에요. 장학금 받으려고 잠 못 자가면서 미친 듯이 했고요. 먹고 살려고 알바도 열심히 하고… 저한테 왜 이러세요!”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속 주인공이 100번째 입사 면접에서 떨어지며 소리치는 대사다. 주인공의 대사를 들은 수많은 청년들은 공감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사가 그들이 직면한 현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취업난에 따른 실업, 저학력, 주거 빈곤 등 복합적 어려움에 직면한 그들에게 국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은 노숙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의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활시설노숙인 중 청년 노숙인 비율은 7.7%로 나타났다. 열정과 패기가 넘칠 시기에 거리로 나앉는 청년들. 그들에게 어떤 대책이 필요한 걸까. 한국의 미흡한 청년정책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얻고자 전문가와 함께 해외 청년정책을 알아봤다.

  국가의 책임이 절실하다

  청년문제가 대두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최초로 서울시와 성남시는 각각 ‘청년수당’과 ‘청년배당’을 통해 정해진 기간 일정금액을 지원하며 청년 구직을 도왔다. 현재는 시행 지역이 경기도, 강원도, 부산시 등으로 확대됐다.

  반면 올해 여야가 합의해 발의한 중앙정부의 청년기본법은 7개월 째 표류 중이다. 정치권의 무관심과 정부 의지 부족으로 법안 처리가 진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기본법은 청년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의 필요를 인정하고 청년의 권리를 보장하며 청년을 위한 종합적 정책수립을 위한 지원근거를 마련 하는 법안이다.

  청년기본법은 지자체가 청년정책위원회 등을 설치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청년단체는 청년정책의 종합적 지원근거가 되는 청년기본법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4일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한 청년단체 연석회의’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기본법의 연내 국회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벧엘의 집 원용철 담당목사는 청년을 위기 상황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사회로 진입할 통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청년노숙인을 위한 정부 정책이 없어요. 노숙인을 위한 기본적인 법에 청년노숙인을 위한 법이 포괄될 뿐이죠. 국가에서 청년을 위한 공공주거를 확대하고 교육을 제공해 취업할 기회를 주거나 지자체의 청년수당처럼 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어요.”

  지구촌 모두의 과제

  해외에서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위원의 보고서 ‘해외 청년보장제와 한국의 청년수당’에 따르면 해외 주요 청년정책은 크게 현금지원방식인 ‘청년지원정책’과 일자리 고용지원서비스인 ‘청년고용정책’으로 나뉜다.

  호주에는 1988년 도입한 두 청년지원정책인 ‘청년 보조금’과 ‘교육 견습 지원금’이 있다. 김종진 위원은 호주가 한국 지자체의 청년수당과 같은 현금지원방식을 택하나 지원 대상을 직업훈련을 받거나 교육 중인 자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한다. “청년 보조금은 15~25세 중 구직 중이거나 국가에서 인정한 교육 및 훈련 중인 자, 주 30시간 이상 직업훈련 중인 청년 등을 지원해요. 교육 견습 지원금은 26세 이상 국가인증 대학 교육기관 재학 풀타임 학생 또는 직업훈련 중인 청년이 대상이죠.”

  두 정책은 소득 및 자산을 조사해 결혼여부, 자녀유무, 독립여부 등에 따라 2주에 한 번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청년 보조금은 20~48만원, 교육 견습 지원금은 35~48만원 정도다. 수급기간은 교육 및 훈련 기간에 따라 최대 1년이 추가된다.

  김종진 위원은 프랑스도 호주, 한국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현금지원방식을 통한 청년지원정책을 택하며 지원 대상도 비슷하다고 말한다. “18~25세 중 월수입이 약 66만원 미만이며 고용상태나 직업훈련 과정 및 학교교육 과정 모두에 속해 있지 않은 사회적 취약 청년이 지원 대상이에요.”

  프랑스는 2013년 ‘청년보장제도’를 도입해 최근 1년 간 집중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을 대상으로 월 약 58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프로그램은 소그룹 교육, 개별상담, 직업교육, 직업연수 등 직업체험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 및 연수에 응하지 않거나 취업지원센터와 월 최소 1회 연락을 취하지 않을 경우 수당 지급이 중지된다.

  영국은 2012년부터 ‘청년 견습생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김종진 위원은 영국의 청년정책이 채용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청년을 간접 지원하는 고용정책의 일환이라 말한다. “16~24세 청년 견습생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이 지원 대상이에요. 대상 기업은 종업원 수가 50명 이하이며 최근 12개월 이내에 견습생을 채용한 기업이 아니어야 하죠. 또 해당 견습생이 13주의 견습 기간을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을 둬요.”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창출을 늘리는 간접 청년고용정책에 따라 기업은 건당 약 250만 원, 최대 5번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견습생 교육훈련 비용은 별도 지원하며 나이에 따라 차이를 둔다.

  핀란드도 2005년 ‘청년보장제도’를 도입했다. 김종진 위원은 핀란드는 현금 지원이 아닌 일정기간 직업교육과 훈련, 개별 상담 등을 전제로 한 고용지원서비스형태의 청년고용정책이 중심이라 말한다. “개별 상담을 통해 적성에 맞는 취업플랜을 설계하며 취업목적 교육 참여 기회를 보장해요. 또한 기본교육 이수자에게 인턴십 또는 수습 장소를 제공하는 등 취업을 알선해주죠.”

  구직활동을 시작한 졸업생 및 실업급여 탈락자에게 노동시장보조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또한 고용지원서비스 참여를 전제로 한다. 25세 미만 청년구직자와 30세 미만 졸업자 중 노동청에 실업자로 등록한 자에 한해 등록일로부터 3개월 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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