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생활하다보면 여러 가지 추억이 차곡차곡 모입니다. 소중한 추억을 생각할 때 행복한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그리움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캠퍼스를 지나는 사람들도 각자 그리움을 하나씩 품고 있을 테죠. 올해 마지막 ‘내○순’에서는 게릴라 인터뷰로 가장 그리운 순간과 캠퍼스를 떠났을 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순간을 들어봤습니다.

 

그리운 장소 그리고 결국, 사람

임수익 학생(신문방송학부 3)

  -혹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입대 전 만났던 한 선배가 항상 그리워요. 같이 과제를 하다 우연히 선배와 알게 됐죠.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 골목길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곤 했어요. 함께 밤을 새우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죠. 각자 사는 곳 중간 지점에서 만나 막차까지 같이 놀았어요. 한번은 그렇게 놀고 헤어졌는데 버스정류장에서 그대로 잠들어 아침 해를 본 적도 있죠.”

  -지금은 만나기 힘들어졌나요?

  “만나기 힘든 건 아니지만 연락하기 좀 어려워졌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어느 순간 연락할 타이밍을 놓친 후 왠지 모르게 멀어졌죠. 시간이 지날수록 연락하는 게 부끄럽고 미안해지더라고요. 친구를 통해 선배의 소식을 들었는데 이런 저를 이해해주고 있었어요. 항상 저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던 고마운 선배였는데, 조만간 꼭 연락하려고요!”

  -또 그리운 사람이 있나요?

  “본가에 계신 외할머니가 떠올라요. 저는 지금 생활관에서 지내고 있는데 본가는 파주예요. 이번 학기는 조별과제와 이런저런 일 때문에 평소보다 본가에 자주 못 들렀어요. 들러도 짧게 머무르고 떠났죠. 떠날 때마다 외할머니께서 제가 좀 더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을 내비치시더라고요. 한번은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아쉬워하시며 “피곤할 텐데 어서 돌아가 쉬어야지”하고 말씀하시는데 죄송한 마음이 들어 살짝 눈물이 맺혔죠. 지금도 과제와 기말고사 준비 때문에 뵐 수 없어서 마음이 무겁네요. 기말고사가 끝나면 외할머니 곁에 오랫동안 있어드릴 거예요.”

‘빨벽’을 기억하며

김기훈 학생(경제학부 3)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3년 전인가? 학부 포럼 행사가 떠올라요. ‘프로야구에서의 노동시장’을 분석하는 발표였는데 주제가 인상 깊었어서 그런가 봐요. 그 발표가 야구팀 단장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죠. 주제와 관련된 책자도 보고 선배를 만나며 이야기를 해본 순간순간이 떠올라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라…. 지금 학점이 조금 좋지 않아서 저학년 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저학년 때로 돌아가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말이죠(웃음).”

  -특별히 기억나는 일화가 있나요?

  “1학년 1학기 때 시간표 짤 때가 생각나요. 전공 사무실에서 짜준 시간표가 마음에 안 들어 몇몇 친구를 설득해서 1학년끼리 듣는 강의를 취소했었죠. 강의를 취소하고 선배들이랑 듣는 다른 수업을 들었어요. 엄청 힘들었죠. 후회됐지만 그래도 같이했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 됐고요.”

  -학교를 떠난 후 다시 돌아오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이제는 없어진 장소인데 옛날 학생회관이었던 205관 건물이 생각나네요. 거기서 학식을 먹는 게 일상이었거든요. 뭐 그때 학생식당의 정신은 310관 참슬기 식당에서 이어지고 있긴 하죠. 하지만 그때 그 시절의 학생식당, 비둘기와 함께 먹었던 카우버거는 재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제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이 하나의 그리움 같아요.”

 

비가 와서 더 잊을 수 없는

정선우 학생(도시시스템공학전공 3)

  -학교에서의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첫날 첫 강의 들으러 왔을 때가 생각나요. 개강 첫날 0교시 수업이었죠. 그땐 통학할 때라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6시30분에 집에서 나왔어요. 깜깜할 때 집에서 나와 학교에 도착하니 해가 딱! 떴죠. ‘아~ 이런 게 대학교구나’ 싶었어요(웃음).”

  -그렇다면 수업과 관련해 기억나는 순간이 있을까요?

  “지금은 학점을 챙기느라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는데요. 새내기 때는 살짝 자유를 갈망할 때잖아요?(웃음) 수업 시간에 교수님 눈을 피해 친구들이랑 ‘모두의 마블’ 같은 게임도 해보고 ‘오늘은 출튀다!’ 하고 나가기도 했어요. ‘우리도 살면서 출튀를 한번쯤은 해봐야 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이었던 걸까요? 그러다가 교수님이 출석을 다시 부른다는 연락을 받고 호다닥 뛰어갔던 기억도 나네요. 새내기 시절 친구들과 이제는 다시 없을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신입생 이후에 생긴 추억은 어떤 것이 있나요?

  “지난 축제 때요. 비가 와서 더 기억에 남아요.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공연장에 들어갔는데 에픽하이가 와서 ‘우산’이라는 노래를 불러줬죠. 비를 맞으며 비와 관련된 노래를 들으니 거기 있던 사람 모두 신이 났나 봐요. 다 같이 폴짝폴짝 뛰었어요. 열심히 떼창도 하고 말이죠. 그 순간을 절대 못 잊을 것 같아요. 졸업하고도 그리울 것 같네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시작

이정환 학생(식품공학전공 2)

  -지금 가장 그리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그리운 순간이라… 두가지 정도가 생각나요.”

  -어떤 순간인가요?

  “중앙대 합격통지를 받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때 교실에 친구들과 같이 있었죠. 합격 문자를 받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기뻐했던 순간이 기억나네요. 너무 신나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녔거든요. 그때 분위기와 곁에 있던 친구들 덕분에 그리운 순간이 됐죠.”

  -다른 한가지는요?

  “입학하고 나서 첫날 첫 강의실에 들어섰던 순간이요. 정들었던 고등학교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만큼 설레는 감정이 들었죠. 오리엔테이션이나 입학 전 모임에서 친해졌던 동기를 강의실에서 다시 만나니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뭐, 아마 1학년 때라 무엇이든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된 게 아닐까 싶네요.”

  - 그렇다면 가장 그리울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지금이요!”

  -지금이요?

  “2학년 마치고 군대를 가거나 휴학하는 친구가 많아요. 어떻게 보면 친했던 동기와 같이 학교 다니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그립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룸메이트와 보낸 기억들도 떠올라요. 2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기숙사에 들어갔어요. 처음 만난 룸메이트와 3개월 동안 같이 자고 이야기하고 웃은 그 순간들도 소중하네요. 아마 졸업을 하고 캠퍼스를 떠날 때 2018년 2학년 2학기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리운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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