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2시. 신문사의 일주일이 마무리되는 시간입니다. 310관 지하 2층을 한주 내내 밝혔던 불이 꺼지고 기자들은 각자의 위치로 향합니다. 누군가는 지친 몸을 누이기 위해 집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한주의 고단함을 소주 한잔에 풀어놓으려 발걸음을 재촉하겠죠.

  그러나 꺼진 불은 오래지 않아 다시 켜집니다. 당장 다음 신문 기사의 주제와 방향을 정해야 하는 기자들의 손이 키보드 위를 바쁘게 오가기 시작하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신문사의 한주가 돌아옵니다.

  새내기가 되자마자 중대신문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불 켜진 신문사 같은 자리, 같은 장소에서 수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죠. 특히 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일화가 생겼습니다. 밤 새워 기사를 쓴 다음날 답변을 취소하고 싶다는 학생, 12시까지 보내주기로 한 답변을 제시간에 보내주지 않는 학생회장,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는 대학본부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과 답변이 있었지만 “왜 이런 걸 취재하려고 해요?”라는 질문은 거의 매번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순수한 호기심으로 취재의 이유를 묻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대부분 자신만의 사정을 언급하며 답변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죠. 성추행 이력 교수 강의 복귀를 다룰 때가 그랬고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취재할 때가 그랬습니다. 곧바로 “진짜 별일 아닌데…”, “사실 이게 좀 복잡한 일이어서…” 등의 답변이 이어졌죠.

  진실을 어둠 속에 감추려고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도 있어야 합니다. 당장 이번학기만 해도 중앙대의 수많은 어둠이 폭로됐습니다. 지난 7월에는 진리의 전당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K교수가 직위해제 됐습니다. 학생회비를 횡령한 전공단위 학생회의 민낯이 공개되기도 했죠. 여성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도 이어졌습니다. 중대신문은 환하게 밝혀진 형광등 아래에서 그림자 속 숨겨진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늘 같은 자리에서 고고하게 혼자 빛난다고 모든 학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자 속으로 직접 들어가 불을 켜고 주위를 살펴야 비로소 본질에 접근할 수 있죠. 갑작스럽게 불이 켜지면 눈이 부셔 잠시 동안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빛에 적응하고 나면 어둠 속에서 같은 곳을 바라볼 때보다 더 객관적인 실체를 바라볼 수 있죠.

  지난 2016년 광화문 광장을 밝힌 촛불을 기억하시나요? 점점이 모인 촛불 덕분에 우리는 ‘불편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중대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대 곳곳에 자리한 그림자, 빛이 닿지 않는 구석 자리까지 찾아가 불을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소수자의 권리를 조명하고 대학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학우에게 알려야 하죠. 중대신문이 걸어갈 길은 어쩌면 험할지도 모르지만 꼭 가야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중앙대의 촛불 역할을 하는  중대신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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