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센터 해당 사안 조사 중
학생들 자체적으로 비대위 구성해 
비대위, “권력형 성폭력 사례다”
해당 강의 수강 학생도 충격받아

 

영어영문학과(영문과) A교수가 수강생 대상 성폭력 혐의로 인권센터 조사를 받고 있다.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A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해당 사건을 ‘권력형 성폭력’ 사례로 규정하고 대자보 형태의 성명서를 게시했다. A교수는 이번학기 진행하던 강의에서 배제됐다.


  비대위는 지난달 초 A교수가 본인이 담당하던 학부 수업을 수강 중인 학생에게 성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지난달 12일 인권센터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건은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폭력이다”며 “A교수는 사건 다음날에도 피해자에게 연락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영화를 보러 가자’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이후 피해자가 수업에 참석하지 않자 ‘수업에 왜 나오지 않냐’,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고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영문과 학생회가 해당 사건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학생회 측은 일본어문학전공 K교수가 직위해제된 지 5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발생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영문과 이선영 학생회장(3학년)은 “학과 차원의 조사 방향을 논의 중이다”며 “권력형 성폭력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교수는 지난 1일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A교수는 현재 담당 학부 강의에서 배제된 상태다. 그러나 비대위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A교수는 지속해서 학생에게 사적으로 접근해 만나려고 시도했다”며 “성명서 발표 이후 추가 제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계속되는 교수와 학생 간 권력형 성폭력 방지를 위해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성평등위원회 박지수 전 위원장(사회복지학부 4)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조직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사건이 조속하게 해결돼 교수가 파면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교수의 강의 배제로 해당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B학생은 “사건에 대한 충격과 교수에 대한 불신 때문에 많은 학생이 감정적으로 지친 상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교수 교체로 시험과 과제의 진행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선영 학생회장은 “학생회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학생 의견을 수렴해 학과 교수진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의 수업권과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A교수를 지지한다는 대자보와 비대위 성명서에 반론을 제기하는 대자보도 게시됐다. 해당 대자보들은 조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를 비대위가 가해자로 단정 지었다며 인권센터에만 사건 조사를 맡기지 말고 사법기관에도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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