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에 앞서 생각했나
  • 중대신문
  • 승인 2018.11.2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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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날씬한 몸매, 브래지어, 화장. 최근 많은 여성이 자신을 조이던‘코 르셋’을 하나둘씩 벗어 던지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은 페미니즘 물결을 타고 지난 2017년 확산됐다. 소수 페미니스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탈코르셋 운 동은 이제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에 저항하는 대표적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 았다.

  아름다움엔 옳고 그름이 없다. 그러나 사회는 여성에게 특정‘아름다움’ 을 강요한다. 여성이‘남성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남성의 시 선에서 여성의 몸을 재단하고 꾸밈을 강요한다.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에게 요구되는 가부장적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긴 머리든 짧은 머리 든, 화장이든 민낯이든 선택권은 여성 자신에게 있다.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씌워진‘여성스러움’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코르셋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비웃듯 탈코르셋 운동을 향한 조 롱과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을 향한 혐오는 가부장제가 만든 ‘여성스러움’이라는 허상에 또다시 여성을 가둔다. 사회에 뿌리박힌 여성혐 오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다. 동시에 여성을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예쁜 인형’으로 공고히 하려 한다.

  이와 같은 억압은 중앙대에서도 자행된다. 제8대 사과대 학생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본부(선본) 기호 1번‘STEP’의 선거 자보가 혐오발언으로 얼룩졌다. 자보는 후보자를 두고‘꼴페미’, ‘자웅동체’라는 조롱 섞인 낙서 가 적힌 채 발견됐다. 사과대 선관위는 자보를 훼손한 범인을 찾으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선거 자보는 교체된 상태지만 혐오라는 얼 룩은 그대로 남아 있다.

  탈코르셋 운동에 대한 도를 넘은 조롱과 비난은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종 종 나타난다. 학교 대표 익명 커뮤니티인‘에브리타임’에서는 사과대 후보 자의 머리 스타일을 두고 비난하고 조롱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성이라면 응당 긴 머리를 해야 한다는 억압의 기제가 또다시 작동한 것이다.

  일부 학생은‘탈코녀(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한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를 왜 대표로 세워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거나‘STEP’선본이 당선되면‘페 미소굴’이 될 것이라는 혐오발언 역시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러한 양상은 혐 오가 탈코르셋 운동을 넘어 페미니즘과 여성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대학은 과거의 잘못을 대물림하는 공간이 아니다. 사회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그간 가부장제가 조였던 끈을 자르는 변화의 장이 돼야 한다. 탈코르셋 운동은 가부장제로부터의 해방을 담지한 다. 대학이 여성을 억압하는 코르셋에 동조하고 침묵하면 사회는 제자리에 머무를 뿐이다. 혐오로 뒤덮인 대학은 새로운 사회를 열 수 없다. 새로운 논 의는 뒤로 한 채 억압의 끈을 끊임없이 조이는 대학에서 어떻게 사회혁신을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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