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대회에서 논란 끝에 의결

절차 및 소통 문제 지적돼

일부 학생, 반대 표시로 자리 떠

오는 6일 확운위 개최한다

안성캠 총여학생회(총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 1일 901관(본관) 중회의실에서 ‘2018-2 안성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개최돼 총여 체제 및 특별 기구 개편에 관한 안건이 논의됐다. 회의 도중 안건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퇴장하기도 했다. 해당 안건이 의결되며 안성캠 총여는 향후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전학대회에서 총여는 지난달 31일 개최된 ‘총여학생회 체제 개편에 대한 간담회’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을 공개했다. 간담회에서 기존 총여의 활동이 미흡해 성평등위원회(성평위)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강기림 총여학생회장(실내환경디자인전공 3)은 총여의 주 업무인 성폭력 대응에 대해 “공식적인 제보에 대해서는 인권센터와 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며 “공식적인 창구로 접수되지 않은 소문 정도의 이야기에는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이번 총여 체제 개편이 총여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너무 늦게 공개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기림 총여학생회장은 “총여 폐지가 결정되면 현재 총여의 임기가 사실상 끝난다”며 “준비한 공약을 모두 완료한 후 마지막 전학대회에서 폐지 문제를 이야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게 결정한 사항은 아니며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도 총여 존폐 문제가 많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총여가 성평위로 전환되면 현재 총학생회 산하 인권복지위원회(인복위)와의 활동이 겹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강기림 총여학생회장은 “체제 개편이 이뤄지면 인복위를 학생복지위원회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간담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예창작전공 배선화 4학년 대표는 “기구의 이름을 변경하는 것은 조직의 본질을 바꾸는 중대한 사항이지만 구성원에게 사전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간담회 개최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하나만 전달됐다”고 말했다. 실제 총여 체재 개편에 대한 간담회는 시작 약 2시간 30분 전에 페이스북 공지가 이뤄졌고 참석 인원은 18명에 불과했다.

  총여 폐지 안건 상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예창작전공 조민지 학생회장(4학년)은 “총학생회장은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 개최 10일 전 참석자 소집 공고를 해야 하지만 지난달 18일에 열린 학운위는 12일에서야 공지됐다”며 “대표자들이 안건에 대해 숙고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총여 개편과 같은 회칙 개정은 3일 전에 개정안과 함께 공고되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고 상정된 안건을 의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성캠 이종수 총학생회장(시각디자인전공 4)은 “이미 학운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고 이의제기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다”며 “그렇다고 학운위에서 논의한 구성원 전체 의견이 무조건 부정돼야 하는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안건 상정에 대한 절차상 문제가 제기되자 이종수 총학생회장은 해당 안건을 확운위에서 재의결할지를 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칙」 제17조 3항(확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사항에 대한 재심의·재의결 요구)에 따라 재의결 투표를 진행했지만 투표는 재적 과반수의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일부 학생은 안건에 반대하며 투표 전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조민지 회장은 “이번 사태가 대표자들의 안일한 자치 운영으로 학생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결의 불합리함을 밝혔음에도 강행된다면 의결에 동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관인 측 자리에서 “대표자의 권리를 이용한 날치기 의결이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총여 체제 개편 및 특별 기구 개편에 관한 안건은 찬성 78표, 반대 3표, 기권 8표로 의결을 통과했다. 한편 안성캠 이종수 총학생회장은 “오는 6일 확운위를 소집해 구체적인 학칙 개정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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