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지역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불법주차로 비좁아진 흑석동 골목. 누구나 인지하고 있었지만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다. 몇 달 전 일어난 제천 화재가 대형 참사로 번진 주요한 원인도 바로 불법주차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지역보도는 중앙대생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국 안전의 책임이 시스템에서 개인에게로 향하는 식의 기사 구성이다. ‘소방혈관은 과연 뚫릴 수 있을까’ 기사를 보자. 동작구청을 비판하더니 재정부담 때문에 도로 폭을 키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지막엔 동작소방서 홍보교육팀이 등장해 ‘불법주차를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다.

  개인이 도덕적이고 알아서 잘하면 되는 문제라고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나 오래 흑석동 골목이 불법주차로 틀어 막혀 있었던 게 결국 개인의 탓일까.

  예를 들어보자. 서울시는 최근 몇 년간 야외 흡연 부스를 거의 늘리지 않았다. 그래놓고는 ‘간접흡연은 폭력입니다’라는 캠페인 문구만 여기저기 붙여놓았다. 길거리 흡연은 사라졌나. 아니다. 다른 예로, ‘혐오를 멈춰주세요’라고 호소한다고 혐오발언이 감소하나. 그렇지 않다. 불법주차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은 어디 있을까. 의심할 만한 지점은 너무나도 많다. 동작구청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쓸데없이 사용되는 구 예산이 많을 수도 있다. 예산심의권을 갖고 있는 입법부는 취재해봤는지 모르겠다.

  만약 동작구청에서 흑석동 도로 폭 정비를 위한 예산 증액을 계속 요구했지만 지방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무시됐다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만 걸리더라도 동작소방서의 말뿐인 말보다는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홍주환
MBN 기자
경제학부 1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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