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으로서 비전을 세우려면
  • 민용기 기자
  • 승인 2018.10.15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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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가 10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일 올림픽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백년대학을 만든 선배들의 위업을 받들어 더 빛나는 중앙대의 미래를 만들겠다.” 미래의 중앙대를 위한 포부와 비전이 올림픽공원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의 주거환경에 대한 권리는 지금 이 순간도 조금씩 비전을 잃어가고 있다.

  흑석동에는 청년임대주택사업 반대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동작구청장은 흑석역 앞 빗물펌프장을 이전하면서 ‘청년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서울시 또한 빗물펌프장 이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청년 주거문제 해결에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듯했다.

  하지만 청년임대주택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주민들은 천막을 치고 갖가지 이유로 반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구청에 청년임대주택 반대 성명서를 제출했고 서울시에도 제출하기 위해 성명서를 받고 있다. 결국 청년임대주택사업은 사실상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청년임대주택 사업이 진전되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학생은 없었다. 학교 커뮤니티를 봐도 청년임대주택에 대한 글은 단 한 건도 보이지 않는다. 청년임대주택 사업 관련해서 학생의 반응을 취재했지만 사는 지역에 청년임대주택이 거론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학생회와 총학생회에서 조차 움직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학생을 대표해 학생의 복지와 권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 누구의 입에서도 청년임대주택이라는 모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타 학교의 모습은 중앙대와 사뭇 달랐다. 지난 4월 고려대에서는 지역주민에게 기숙사 신축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수백 명의 학생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또한 지난해 7월 경북대 학생은 주민들의 기숙사 반대에 현수막을 걸며 단체행동을 보였다.

  성균관대의 경우 기숙사 신축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측에서 직접 나서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성균관대는 기숙사 거주 학생의 전입신고를 의무화 해 지역 유권자로 만들어 지역주민에 대항했다. 성균관대는 결국 학생들이 모여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지역은 빼앗기고 있는 주거 권리를 되찾기 위해 행동하는 학생 혹은 학교본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중앙대 학생이기 전 동작구민, 흑석동 주민 등 지역주민이다. 또한 학교는 지역사회와 경제·사회·문화를 공유하는 긴밀한 하나의 협력체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더 나은 삶과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제점을 생각해보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처럼 부당한 행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무관심 속에 머무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개선할 수 없다.

  이번 기념식에서 빛나는 미래를 위한 중앙대의 비전은 이미 선포됐다. 이제는 우리가 목소리를 모아 우리들을 위한 비전을 선포해야한다.

민용기 지역보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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