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유행하는 글은 어쩐지 말랑말랑하다. 저마다의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어째서인지 톤이 비슷해 활자조차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는 듯하다. 중대신문 글은 학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는 충분히 날카로웠지만 지난 호만큼은 아니었다. 지난 호에는 중요한 내용이 충분히 많았으나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아쉬움이 컸다. 

  엣백에서 “여기에서 일해요”라며 웃던 학생을 기억한다. 엣백, 나로네트웍스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걱정스럽다. 투자자들의 마음도 우려스럽다. 그러나 기사는 평온해 보였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질문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장애학생의 보호자가 법학관 강의실을 오가는 것이 어렵다 하던 이야기도 기억한다. 휠체어 운용 문제로 전 층에 멈추는 엘리베이터만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기에, 학교 측에 한 학기 엘리베이터 순환 층을 추가하는 것을 문의하도록 했으나 아마 그렇게까지는 하시지 않은 모양이다. 장애학생의 활동권과 관련하여 출입 가능 여부, 턱 유무 및 높낮이 등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물리적 접근이 쉬운 식음료업장에 대한 장애인 친화적 지도를 작성한 사과대의 배리어프리 지도는 중요한 작업이었고 의미도 커 보였다. 비장애학생의 의식 전환에도 중요한 내용이었다. 이것이 단신으로 처리될 만큼 본 호에 더욱 의미 있는 내용이 과연 많았던 것일까? 

  전면광고를 제외한 13면의 중대신문에서 축제 관련 기사를 포함해 문화행사나 캠퍼스 인근의 맛집에 대한 내용이 다섯 페이지, 전체의 38.5%에 달했다. 말랑한 이야기가 우리를 기쁘게 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학교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읽기 위해 중대신문을 읽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보이는, 어떤 때에는 한없이 무겁게 가라앉을, ‘기사글’을 읽고 싶다.

허지원 교수

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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