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지난주 안성캠에서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가 열렸고 오는 10일에는 ‘100주년 기념식 및 뉴비전 선포식’이 예정돼있죠. 중앙인들은 어떻게 100주년을 보내고 있을까요? 학부생에서 이젠 교수가 된 교수님부터 100주년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있는 학생과 교직원까지, 이번주 중대신문에선 100주년을 맞이한 중앙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봤습니다.

 

많은 추억이 서려 있어요
황희선 교수(다빈치교양대학)

  -교수님께서 중앙대와 인연이 깊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을 마치고 이곳에서 교수 생활을 7년째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100주년이 더욱 뜻깊으실 것 같아요.
  “중앙대는 저에게 학교에서 직장이 됐고 청춘이자 미래인 곳이에요. 그런 곳이 100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놀랍죠. 그 가운데 제가 있다는 게 기쁘면서도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학교의 변화를 쭉 지켜보셨겠어요.
  “제가 학생일 때만 해도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이 없었어요. 101관(영신관) 앞에는 지금보다 훨씬 큰 잔디광장도 있었죠. 국문과 학생들은 주로 203관(서라벌홀)에서 생활했는데 그 당시에는 엘리베이터도 없었어요. 1층부터 8층까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는데 엘리베이터가 생긴 점도 엄청난 변화인 것 같아요.”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딱 한가지가 기억나기보다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새웠던 수많은 밤이 생각나네요. 과대표로 학과주점을 준비한다고 새운 밤, 동아리 회장으로 선배들과 큰 전시회를 열기 위해 새운 밤이요. 돌이켜보면 학교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100주년을 맞이해 중앙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서로 소통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교육서비스를 주고받는 데 그치기보다 학생과 교수가 인간적인 관계를 맺게끔 말이죠. 요즘 학생과 교수 사이를 보면 제 대학 시절에 비해 많이 팍팍해진 것 같아요. 학생과 교수 모두 바쁠 수밖에 없는 사회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요. 학생과 교수 모두가 함께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중앙인이라는 의식이 마음속에 새겨진다고 생각해요.”


청룡상의 비밀이 궁금해요
조수민 학생(경영학부 1)

  -100주년 분위기를 실감하시나요?
  “아직은 실감 나지 않아요. 100주년 기념식을 하면 느껴질 것 같네요. 근데 행사에 갈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너무 가고 싶지만 수요일에 전공 수업이 있거든요.”

  -그날만큼은 출석 인정이 된다고 해요.
  “정말요? 그럼 당연히 가야죠! 학교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같은 반 동기들과 가야겠어요.”

  -가장 기대되는 코너는 무엇인가요?
  “청룡연못 청룡상 여의주의 비밀을 공개하는 코너가 기대돼요. 아마 임영신 박사의 일대기가 들어있을 것 같아요.”

  -청룡상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맞아요. 청룡상이 녹슬지 않고 잘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입시를 위해 면접을 보러 왔을 때 학교를 둘러보면서 청룡상을 보자마자 ‘이 조각상이 중앙대의 명물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중앙대에 합격해서 다시 청룡상과 마주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신입생으로 입학한 후 보고 싶었던 청룡상 앞에서 동기들과 즐겁게 놀았던 기억도 있어요.”

  -혹시 기념식에서 바라는 코너가 있나요?
  “캠퍼스 간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코너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음악을 전공하는 안성캠 학생이 공연을 선보이고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작품 전시회를 여는 방식으로 말이죠. 학생들이 양캠에서 자유롭게 수업을 듣긴 하지만 두 캠퍼스 학생들끼리 어울릴 기회가 적잖아요.”

  -100주년에 자부심을 느낄 때가 있나요? 
  “100주년 기념관인 310관을 오갈 때마다 자부심을 느껴요. 그 건물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게 참 뿌듯하죠. 중앙대에 입학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도 자부심을 많이 느꼈어요. 중앙대가 100주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대학이어서 그런 기분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자부심이 되기를
박주혁 학생(전자전기공학부 4)

  -100주년에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그동안 학교를 다니며 중앙대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교가 흔치 않잖아요. 이번 100주년을 계기로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부심이요?
  “중앙대에 다니는 게 즐겁고 학교 밖에서도 중앙대 학생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사회에 나가서도 중앙대 출신 동문을 만났을 때 더 반갑고 결속력이 생기지 않을까요? 학벌주의를 조장하자는 건 절대 아니고요.(웃음) 이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이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학교의 좋은 점을 많이 느끼셨나 봐요.
  “취업 준비와 관련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특히 레인보우시스템에 올라가 있는 합격자 자기소개서가 많은 도움이 됐죠. 취업을 앞두고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거든요. 레인보우시스템을 활용하면 자기소개서의 형식과 내용을 정하는 데 훌륭한 이정표가 될 수 있어요.”

  -레인보우시스템을 잘 활용하신 것 같아요.
  “맞아요. 레인보우시스템을 통해 출판사 문제집을 교정하는 아르바이트도 구했어요. 종종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공고가 올라오거든요.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나 콘텐츠가 많은 것 같아요.”

  -콘텐츠는 많지만 홍보가 덜된 걸까요?
“학교에서도 홍보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홍보 부스를 만들고 문자 보내는 정도일 테니까요. 학교가 학생에게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노력이 필요하죠. 학생들도 적극적인 자세로 구석구석 살펴보면 양질의 자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런 중앙대는 어떨까요?
정다현 학생(정치국제학과 1)

  -어떤 마음으로 100주년을 맞이하고 계시나요?
  “올해 입학한 새내기여서 100번째 주인공이 된 느낌이에요. 지난달 중앙광장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플래시몹 행사와 학교 곳곳에 설치된 100주년 기념식 플래카드도 봤어요. 학교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많은 것을 준비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념식에 가시나요?
  “물론이죠. 100주년 기념식 행사를 안내하는 메일도 왔더라고요. 뉴비전 선포식과 동문 가수들의 축하 공연은 좋지만 학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적다는 점이 아쉬워요.”

  -100주년을 기점으로 앞으로 중앙대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학문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와의 직접적인 소통 통로가 있었으면 해요. 이번 학기에 듣고 싶은 교양 수업이 있었는데 수강인원 30명이 안 된다는 이유로 폐강됐어요. 제 친구는 전공 수업인데도 자리가 부족해서 수강하지 못했다고 들었죠. 대학의 본래 목적은 학문에 힘쓰는 것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까워요.”

  -만족하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건물은 매우 만족해요. 203관(서라벌홀)도 많이 개선된 것 같아요. 다만 학교 전체적으로 기존의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됐으면 좋겠어요. 계단은 오를 때도 힘들지만 내려갈 때에는 무릎에 무리를 많이 주잖아요. 학교에서 목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갈 때 훨씬 위험했던 기억이 나네요.”

  -건물 밖 캠퍼스는 어떤가요?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청룡연못과 청룡상이 좋아요. 랜드마크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죠. 이번 기념식에서 청룡상 여의주의 비밀을 밝힌다고 하던데. 다음 100년을 위해 우리가 또 무언가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상징적인 물건을 넣어 200주년에도 공개할 수 있도록 말이죠.(웃음)”

 

이렇게 큰 축제는 처음이에요
박수현(스포츠과학부 1)

  -한창 축제 리허설 중이네요. 
  “제가 마침 축제기획단 홍보팀 스텝으로 일하는 중인데요. 평소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들도 놀러왔더라고요. 학교 안에서 고등학생을 본 건 처음이에요. 정말 좋을 때다 싶었죠.(웃음)”

  -축제가 처음이신가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축제는 처음이에요. 제가 새내기거든요. ‘이런 게 축제구나’ 싶더라고요.”

  -곧 100주년 기념식 축제가 열리는데 참석하실 예정인가요?
  “아니요. 열린다고는 들었지만 아쉽게도 스케줄이 겹쳐서 참여하지는 못해요.”

  -그럼 혹시 다른 100주년 행사에는 참여하나요?
  “음, 100주년을 기념해 저희 체육대학 내에서도 이벤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올해는 중앙대 100주년과 체육대학 20주년이 겹치는 해이기도 하거든요. 이번주 토요일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동문 체육대회가 열리죠.”

  -학과 행사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과 학생회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저희 과가 유독 끈끈한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과 친구들이 다 같이 케이크를 준비해 깜짝 파티를 해준 적도 있었어요. 제가 동기들 중에서 첫 번째 생일자여서 감동이 더했죠.”

  -좋은 친구들이네요. 100주년 중앙대에 바라는 점 있으세요?
  “안성캠이 교통편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우선 셔틀 버스가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노후화된 학교 시설도 조금 더 세련되게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또 학생들의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일반 학생 입장에서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방법도 별로 없고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기를 바라요.”
 

소통하는 중앙대를 원해요
장우성 학생(패션디자인전공 4), 이승철 학생(패션디자인전공 4)

  -바빠 보이시는데 뭐하고 계세요?
  우성: “오프라인 마케팅도 할 겸 축제 부스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에요. 얼마 전부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참여해 자금을 모으고 있는 중인데요. 내일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 판매를 시작합니다.” 

  -우와, 멋지세요! 오늘 축제 분위기는 어떤가요? 
  우성: “정말 좋아요. 예전에 비해 부스도 훨씬 다양해진 게 보여요.”
  승철: “맞아요. 학생 부스뿐만 아니라 라식 부스, 사주 부스 등 외부에서 오신 분들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쪽에는 봉사 단체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100주년 맞이 축제인데 100주년을 실감하고 계신가요?
  승철: “솔직히 말하면 올해가 100주년인지는 잘 몰랐는데요. 때마침 저희 졸업 연도가 100주년이라 뒤늦게 알게 됐어요.”

  -올해 졸업하시나봐요. 그동안 학교생활은 어떠셨나요?
  승철: “저는 사실 동물생명공학전공에서 전과했어요. 처음엔 적응하는 게 힘들었는데 지내다 보니 우성이 형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학 생활을 잘 해낸 것 같아요. 덕분에 이렇게 벌써 졸업까지 바라보고 있고요.”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우성: “아, 할 말 많은데..(웃음) 서울캠 학우들과 협업하는 활동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학교를 다니다 보면 캠퍼스 간 심리적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점이 많이 아쉽더라고요. 캠퍼스마다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있잖아요. 서로 특성을 잘 살려서 힘을 모은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승철: “저희가 학교 다닐 때 한창 학과 통·폐합 논란이 많았거든요. 당시 학교 측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나 싶어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학교 측과 학생 측이 서로 대화를 잘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100주년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이민재(안성캠 학생지원팀)

  -올해가 중앙대 100주년인데 알고 계셨나요?
  “물론이죠. 제가 중앙대 출신이라 특히 애정이 많은 편이거든요.”

  -동문이신가봐요. 어느 학과를 졸업하셨어요?
  “저는 역사학과를 졸업했어요. 재학생 시절에는 정훈 장교로 대학 생활을 보내기도 했죠. 올해는 교직원으로 맞이하게 된 100주년이라 감회가 남다르네요.”

  -혹시 학부 시절 기억나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캠퍼스를 거닐었던 생각이 많이 나요. 중간고사 기간이 되면 해방광장이나 청룡연못 주변에 벚꽃이 되게 예쁘게 피거든요. 돌이켜보면 그곳에서 벚꽃을 바라보며 걷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데이트 코스로 딱이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셨나요? 
  “아, 제가 원래 혼자 걷는 걸 좋아해서요.(웃음) 교직원이 된 지금도 점심 먹고 난 후 가끔씩 캠퍼스 연못 주위를 돌곤 해요. 그럼 스트레스가 풀리곤 하죠.”

  -그렇군요. 곧 열리는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시나요?
  “네, 참여해요. 안성캠 교직원의 경우 당번 근무자를 제외하고 모두 참석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행사가 크게 진행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동문으로서 100주년을 마주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10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숫자를 달성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미래가 더 기대되는 그런 숫자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우리 학교가 잘해왔듯이 앞으로도 200주년, 300주년을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갈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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