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역사적인 2박 3일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회담 결과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고 전 세계는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의 물결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이번 회담으로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의 한반도는 더 이상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이 아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5.1 경기장 연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중요한 이정표다. 또한 대한민국 대통령 사상 최초로 약 15만 평양시민을 대상으로 연설을 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해 한반도에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온 겨레에 밝혔다.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바람에 발맞춰 대학가도 통일을 준비하는 추세다.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서울대 총학생회는 ‘서울대·김일성종합대학교류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북한 대학생과 교류를 추진해왔다. 이들은 교류를 희망한다는 서신을 김일성종합대에 보냈으며 지난달 24일 김일성종합대 학생위원회로부터 교류를 환영한다는 답장을 받았다.

  서울시립대는 지난 23일 평양과학기술대와 도시문제 해결과 국제학술행사 공동 참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1일 경북대에는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이 방문해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강원대와 서울대, 인천대가 ‘남북교류 증진 및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구 및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사회의 남북 교류 움직임은 정치·경제 교류에 비해 그 규모와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대학 관련 인사는 통일부 대학생 기자 단 1명에 불과했다. 교육부나 통일부의 남북 대학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계획은 전무하다. 일부 대학만이 자체적으로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통일을 위한 사회문화적 기틀을 다지기 위해 남북 대학 간 폭넓은 교류는 필수다. 대학은 통일 한국시대를 열어갈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대학은 하나 된 한반도의 역사와 언어 국호 문제 등 지금부터 힘을 합쳐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이념을 초월한 학문 교류는 통일의 가교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 통일 한국을 선도할 인재는 미래를 먼저 준비한 대학에서 탄생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오늘날 우리는 최고의 안보가 ‘군사력 강화’가 아닌 ‘평화’임을 직접 목격했다. 변화의 물결 속 대학은 시대에 응답해야 한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남북 대학 교류에 활로를 열어야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분단과 냉전을 벗어나 화합과 평화를 마주할 것이다. 대학은 이 변화의 물결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변화를 선도하는 주체로서 대학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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