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가을풍경이 있는 

동작대교 구름·노을 카페 


서울의 야경을 한눈에 

흑석동 서달산 달마사

동작대교 남단에 위치한 동작 구름카페는 늦은시간에도 한강위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동작대교 남단에 위치한 동작 구름카페는 늦은시간에도 한강위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지난여름 우리를 괴롭혔던 무더운 폭염이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청량한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 어디론가 나들이 떠나기 좋은 요즘 같은 날 동작구에서 가을밤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한강 위에서 바라보는 가을    

  지난달 31일 동작대교 남단 양쪽에 두 개의 카페형 편의점이 개점했다. 동작대교 남단 동쪽에 위치한 ‘동작 구름카페’와 서쪽에 위치한 ‘동작 노을카페’가 그 주인공이다. 카페로 가기 위해선 동작역 1번 출구로 나와 동작대교 방면으로 약 5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중앙대에서는 5524번 버스를 타고 ‘동작역, 국립현충원’ 정류장에 내리면 가깝다.

  두 카페의 매력은 시간대별로 변하는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화창한 오후에는 푸른 하늘과 드넓은 한강을 바라볼 수 있고, 해 질 무렵 저녁 시간대에는 한강에 반사돼 두 배로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밤에는 한강 남쪽과 북쪽에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기자는 카페가 늦은 시간까지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늦은 밤 이곳을 찾았다. 동작역에 내려 카페를 바라보니 자정이 가까운 시간임에도 카페는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건물과 가까워지자 카페 전체를 감싸는 불빛이 통유리로 된 내부에서 새어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운영이 끝난 고요한 놀이공원에서 홀로 불이 켜져 돌아가고 있는 회전목마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구름카페 내부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구름카페 내부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입구에 다다르자 엘리베이터와 함께 층별 안내가 기자를 맞이했다. 총 5개 층으로 2층엔 편의점 그 위로는 ‘별마루 한강라운지’와 ‘루프탑 전망대’가 있었다. 우선 2층 편의점으로 올라가 문을 열었다. 분명 편의점 안내를 보고 문을 열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건 한강 위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통유리 창문과 창문을 따라 놓인 탁자들이었다. 조명과 분위기만 본다면 마치 고급 호텔 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느낌이었다.

  예상 못 한 풍경에 아까 본 편의점 안내판을 의심할 때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뒤를 돌아 직원을 보고 나서야 커지던 의심을 거둘 수 있었다. 전망이 좋은 창가 쪽은 모두 라운지로 만들고 계산대가 매장 가운데 위치한 구조였다. 일반적인 편의점과 달리 직원은 바리스타 복장을 하고 있었으며 커피기계들도 눈에 띄었다. 계산대 앞에는 케이크와 디저트 등이 진열돼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이어 올라간 3층 ‘별마루 한강라운지’는 2층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물건 진열대가 도서 진열대로 바뀐 것뿐이다.

  카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루프탑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5층짜리 건물 옥상에 불과하지만 대교에서 보던 풍경과 차이는 명확했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전경은 청량한 가을밤을 온전히 담고 있었다. 넋을 잃고 강 건너 풍경을 보다가 동작대교를 건너는 4호선 지하철에 시선이 따라갔다. 지하철을 따라간 시선은 지하철이 사라진 곳에 한참을 머물렀다.

  흑석동 꼭대기에서

  가을밤 한강 전망대 위 야경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서달산 ‘달마사’를 추천한다. 달마사는 동작 01번 버스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이다. 달마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오르고 올라 마지막은 버스가 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오르막을 지났다. 드디어 마지막 정거장인 ‘달마사’에 도착해 버스를 내린 순간 마치 산 정상에 오른 것처럼 중앙대 병원이 한참 밑에 보였다.

  달마사라 적혀있는 이정표를 따라 더 높은 정상을 향해 걸었다. 5분 정도를 걷자 본격적인 산행길을 마주했다. 두 사람이 겨우 오갈 수 있는 폭의 나무 계단이 위를 향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숨이 차오를 때쯤 곧 목조건물이 나타났다.

 

달마사 사원이 조명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달마사 사원이 조명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어두워진 밤 얕은 조명들이 달마사를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곳곳에 세워진 석조 건물은 이곳이 사찰이란 사실을 실감 나게 했다. 담장 넘어 보이는 흑석동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진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애썼지만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소문으로 듣던 야경 명당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자 이곳보다 더 위로 향해있는 목조계단을 발견했다. 바로 계단을 올라 더 높이 올라갔다.

서달산 달마사에서 내려본 서울 야경은 황홀함을 느끼게 해준다.
서달산 달마사에서 내려본 서울 야경은 황홀함을 느끼게 해준다.

  마침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 뒤를 돌아보니 지금까지는 보지 못한 흑석동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에는 63빌딩이 우뚝 서 있고 오른쪽 끝에는 남산타워가 솟아올라 있었다. 가운데에는 중앙대 병원이 중심을 잡고 있는 추처럼 걸쳐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중앙대병원과 상도동의 아파트들 사이가 손가락 눈금 하나로 채워졌다. 흑석동과 한강 건너에 위치한 도심은 하나로 겹쳐져 보여 낯설게 느껴졌다. 고요함 속에서 역동적인 도시의 풍경은 미술관에 전시된 커다란 작품을 관람하는 것 마냥 기자를 숙연케했다.

  상도동에 찾아온 목장

  가을풍경을 즐기느라 허기지고, 목도 마르다면 이곳을 주목하라. 바로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시언 씨가 직접 문을 연 ‘상도 목장’이다. 이곳은 지난 1일 정식 오픈한 따끈따끈한 카페로 상도로 341-1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지하철역은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므로 상도역에서 내려 찾아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게의 겉모습은 목장을 연상케 하는 예스러운 감성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우유팩을 떠오르게 하는 흰색배경에 파란 글씨 간판이 돋보인다. 문 앞에는 배우 송승헌, 김남길 씨 등 유명 연예인의 축하 화한도 놓여 있다.  

  메뉴는 구수하다. 주력메뉴는 호떡과 미숫가루다. “직접 방앗간에서 공수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상도목장 김명준 공동대표(37)는 미숫가루를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로 자신 있게 소개했다. 이곳의 음료는 목장을 연상시키는 옛 유리 우유병에 담겨 나온다. 우유가 들어간 메뉴에 모두 ‘라떼’라는 단어 대신 ‘목장’이라 이름 붙인 점도 재미있는 특징이다.

  실내는 겉모습과 반대로 밝은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곳곳에 라디오와 90년대 만화 주인공 피규어 같은 복고풍 소품을 배치해 빈티지한 느낌을 놓치지 않았다. “매장과 메뉴가 도심에서 흔치 않은 느낌이라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김명준 대표는 앞으로 더욱 좋은 메뉴를 고민하고 연구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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