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에도 일부 전공단위에서 학생회비 횡령 논란이 불거졌다. 학생들은 학생회비의 부실한 관리 실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대신문에서는 단대, 전공단위의 학생회비 감사 실태를 점검해봤다. 약 71개 전공단위 중 ▲영화전공 ▲사진전공 ▲작곡전공 ▲시각디자인전공 ▲패션디자인전공 ▲동물생명공학전공 ▲시스템생명공학전공 ▲스포츠과학부 등 총 8개 전공단위를 제외한 63개 전공단위를 조사해 중앙대 학생회비 관리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봤다.

학생회비 회칙 명시 제각기 달라
회칙 있으나 일부 규정은 없어
대부분 별도 감사절차 부재 
주로 총회를 통해 내역 공개해

 

최근 학생회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생회비 회칙을 개정하는 전공단위가 많아졌다. 학생회비 감사 관련 조항이 구체적이지 않던 몇몇 전공단위는 이번학기 개강총회 때 회칙을 보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회비 회칙이 없는 경우가 절반에 달했고 형식을 갖춘 절차는 있어도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주 중대신문은 63개 전공단위의 학생회비 회칙과 감사 절차를 조사했다.

  학생회비 회칙 존재 절반 정도

  학생회비 회칙이 있는 전공단위와 관련 회칙이 없는 전공단위 수는 비슷했다. 학생회비 회칙이 있는 전공단위는 대체로 예·결산 절차와 관리 규정을 가졌다. 반면에 회칙이 없는 전공단위는 총무가 학생회비를 관리하지만 구체적인 관리 규정 없이 회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회비 예·결산 회칙을 갖춘 전공단위들은 각자 유사한 방식으로 학생회비를 관리했다. 총무가 회계 장부를 작성하고 회칙에 따라 회계 내역을 정해진 기간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해당 전공단위는 학생회비 심의 및 집행에 관한 규정을 회칙에 포함하고 학내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내역을 상시 공개한다. 교육학과 신준 학생회장(3학년)은 “학생회칙 제6장 ‘재정’에 예·결산 회칙이 존재하며 재학생은 공식 카페에서 언제든 회칙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예산 집행 내역을 ‘예산 집행’과 ‘결산’ 규정에 근거해 총회에서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회비 회칙이 존재하나 ▲학생회비 환불 ▲예·결산 심의과정 ▲회계 관리 등 구체적인 조항이 갖춰지지 않은 전공단위의 경우도 있었다. 각 전공단위는 총무가 학생회비 예산을 관리하고 있지만 상당수 전공단위는 학생회비 회칙에 해당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총무 선출 방식과 역할을 규정한 회칙은 있으나 학생회비 회계 관련 조항이 없는 전공단위도 일부 존재했다.

  학생회비 관련 회칙이 구체적이지 않아 이번학기 개강총회 때 규정을 신설한 전공단위도 있다. 학생회비 관련 환불 요청, 회계 내역 공개 요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국제학과 이선아 학생회장(3학년)은 “이전까지 학과 운영위원회에 예산을 제출하고 총회에서 심의 및 의결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이행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상시로 운영위원회에 사용 내역을 보고하는 규정과 학생회비 환불 규정을 이번학기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대체로 총회를 통해 감사

  각 전공단위는 구체적인 감사 기구는 없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개강총회 또는 종강총회 때 보고하고 있다. 총무가 회계를 결산해 영수증과 함께 총회에서 전달하며 구체적인 질문이 있을 시 회계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페이스북 페이지, 네이버 카페 및 밴드를 통해 매달 회계 내역을 보고하는 전공단위도 상당수 존재했다.

  또한 대부분 전공단위 학생회장들은 구성원이 회계 내역 열람을 요청할 시 언제든 공개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학부 하태윤 학생회장(3학년)은 “학부생이 회계 내역을 보고 싶다고 요청하면 상시로 영수증 사용 내역과 회계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공단위는 총회 때 회계 내역을 공개할 뿐 아니라 총무가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견제하고 있다. 총 10곳의 전공단위는 학년 대표, 전 학생회 임원, 전공단위 소모임 대표 등이 포함된 운영위를 구성해 회계를 감사한다. 경제학부 박건희 학생회장(3학년)은 “총무만 학생회비를 관리하지 않도록 학생회장이 학생회비 감사 및 견제를 하고 있다”며 “더불어 학년 대표와 학회 및 소모임 장들이 포함된 경제학부운영위원회를 통해 학생회비를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 전공단위는 얼마 전 횡령 사건으로 논란이 된 사물함 보증금을 폐지한 상태다. 몇몇 전공단위 학생회장은 사물함을 학생회비로 구비하지 않아 보증금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상당수 전공단위가 부스운영 수익, 축제 수익금 등 기타 수익을 학생회비에 합쳐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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