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 제1926호는 학내보도부터 지역보도, 전학대회, 기획보도, 학술·문화 보도로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지역보도다. 고질적인 아이템 부족에 시달리는 학보사가 새롭게 파고들 수 있는 지점을 제시해줬다. 캠퍼스의 경계 안에만 머물지 않고, 대학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고루 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청년주거문제’라는 명확한 의제를 선정하고,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시작해 동작구로 좁혀 들어가는 구성이 탄탄했다.

  한계도 분명했다. 학내 사안을 다룬 기사들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제한적으로 들어간 점이 아쉽다. 전학대회와 서비스 만족도 기사는‘덜어내야 할 것이 과다’하고‘충분해야 할 것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줬다. 전학대회 기사는 지나치게 시간을 미분화하고 논의된 사안들을 구겨 넣었다. 선거시행세칙, 예산 자치제 규정 물론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회칙 하나로 장시간 토론하는 전학대회가‘허공에 떠다니는 말들의집합’이라는 근본적인 비판도 다수 있을뿐더러, 학생들의 실질적인 생활과 공동체적 사유에 전학대회 논의가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주는지 의문스럽다. 굳이 소중한 한 면을 털어 넣었어야 했나. 서비스만족도 기사는 몇 꼭지에서 구색 갖추기로 학생들의 의견을 넣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저 학교 측의 입장 전달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문단이 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곧바로‘이에~’식으로 본부 관계자의 입장과 멘트를 배치하는 형식이다. 단조롭고 깊이가 부족하다.

  성폭력 제보를 받는 것처럼 중대신문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학생 단위의 어느 지점을 표본으로 잡고 취재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자들끼리 논의한 회칙 하나보다, 서비스에 불만을 느끼는 학생 한 명의 목소리가 더 값질 수 있다.

장강빈
고대신문 편집장
고려대 미디어학부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