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지환 기자
한 청중이 토론자에게 발제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 최지환 기자

올해는 마르크스가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이에 맞춰 200회 특집으로 마르크스를 준비했다. 200회 특집 중앙 게르마니아는 지난 14일 302관(대학원) 503호에서 ‘대전환의 시대, 마르크스와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토론(사회자, 독일어문학전공 김누리 교수) 형태로 진행됐다.

  오늘날 왜 마르크스인가

  마르크스는 19세기 자본주의 유럽 근대 국가가 형성되는 시기에 활동한 지식인이자 운동가, 사상가다. 마르크스는 19세기 프랑스 사회주의 사상 정치경제학을 섭렵하고 방대한 지식을 통합했다.

  신광영 교수(사회학과)는 마르크스의 태도에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마르크스는 자기 생각을 진리라 주장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책을 고치고 다시 쓰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유럽의 다양한 지적 흐름에서 탐구자의 자세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비판했다. 스스로 교주가 되는 것을 경계하며 지식인으로서 자세를 지킨 것이다.

  강내희 전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바라보는 마르크스의 가치는 오늘날 자본주의에 대항한 의미 있는 담론을 펼쳤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물결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라는 큰 파도를 일으켰다. 자본주의의 문제는 2008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29년 대공황이라는 이름의 경제위기도 있었다. 자본주의와 경제위기는 따로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대공황 이후에 등장한 케인스주의 역시 자본주의를 가정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대안이라 할 수 없다.

  한국에 뿌리는 변화의 씨앗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과 정치 민주화를 꽤 성공적으로 이룩했다. 하지만 국민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강신준 교수(동아대 경제학과)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상황에서 마르크스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는 한사람, 하나의 세대로 변하지 않으며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 여러 세대를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오늘날 북유럽 국가의 높은 행복지수는 100년 이상 고민하고 논쟁한 결과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변화를 위한 100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마르크스가 한국 사회가 변화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백승욱 교수(사회학과)는 마르크스 주의가 한국에서 토착화되기 어렵다고 말 한다. 마르크스 사상은 사회구성원의 공동체적 상상력이 핵심적이지만 한국은 변화를 상상하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상상력 빈곤의 원인은 과거에 있었던 사상적 단절에서 찾을 수 있다.

  20세기 초반 한국은 전통 유가가 끊어진 상태에서 기독교로 집단적 개종이 일어났고 사회주의 사상이 들어오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유가 지식인이 함께한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과 달리 사상적 단절이 있었다. 따라서 중국은‘대동’이라는 이상세계가 남아있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이상사회가 없어졌다. 결국 한국에는 청원과 인정을 받기 위한 운동만이 남게 된 것이다.

  토론자들은 19세기 인물인 마르크스를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거울이며 한국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쟁의 역사는 그가 탄생한 200년 후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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