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경험
  • 중대신문
  • 승인 2018.09.1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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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중대신문 제1925호에도 읽을거리가 적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일회용품 사용에 관한 기획이었다. 필자도 가급적 일회용품의 소비를 줄이고자 텀블러를 쓰고 있고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빨대와 전용 청소솔도 구입했다. 그리고 손수건도 항상 갖고 다닌다. 이 정도면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3일간의 체험기를 읽고 나니 아직 멀었다는 점을 실감했다. 사실 요즘도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챙기는 일이 불편하다. 그러나 빈손으로 나가면 영락없이 일회용 컵을 두세 개 쓰게 되고 일주일만 지나도 내가 버린 일회용 컵이 열 개를 넘는다. 지금 당장 일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는 어렵지만 중앙인 모두가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며 하나씩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반면 ‘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조금 아쉬웠다. 학교 게시판이나 SNS 등에서 제기되는 학생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학교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다는 의의는 매우 크다. 필자도 학생들을 대할 때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그러나 단순히 입학 전의 기대치와 입학 후의 경험을 대비시키는 분석만으로는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지 않을까. 어느 학교나 입학 전에는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고, 막상 생활해 보면 실망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재학생보다는 신입생이 더욱 그러할 터이다. 강좌당 인원수가 많거나 기자재의 유지보수가 부실하면 아무리 새 건물을 짓고 직원들이 동분서주하더라도 교육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양적 지표의 근시안적 개선에 집착하다가 본질을 놓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은 최근 20년간 한국사회 곳곳에서 반복되는 실정이다.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방법으로 연례적인 조사를 시행하는 시금석이 된다면 올해의 조사는 앞으로 더욱 빛날 것이다.

이대화 교수

다빈치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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