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속성
  • 중대신문
  • 승인 2018.09.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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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은 땅을 두 쪽으로 가르고 지상 위로 올라온다. 수백 도의 용암은 땅을 가르고 나와 산천초목을 불태우고 이내 갈라진 땅과 땅 사이에서 단단히 굳어 새로운 땅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굳은 용암은 인간과 동물에게 질 좋은 토양을 만들어낸다. 용암은 썩은 대지를 불태우는 죽음임과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가져오는 축복인 존재인 것이다.

  인간의 갈등은 새로운 대지를 창조하는 용암의 속성을 무척이나 닮았다. 인간 사회의 갈등은 용암이 땅을 두 쪽으로 가르듯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는다. 그 둘은 다시 화합은 없을 것처럼 격렬하게 부딪힘을 거듭한다.

  그리고 뜨겁게 타오르는 갈등은 붉은 용암처럼 기존의 사회 전체를 죽음의 혼돈 속으로 집어넣는다. 시간이 지나고 갈등은 기존의 올바르지 못한 사회를 모두 소멸시키고 갈라진 사회를 이어줘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다.

  지금의 사회는 가히 ‘격동의 시대’로서 과거의 어떠한 사회보다 다양하고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현시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물결 속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이러한 변혁에 발맞춰 사람들의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성(性)에 관한 관념은 현시대에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변화 중 하나다. 최근에 일어난 가장 큰 갈등은 광화문과 혜화역으로 나온 수만 명의 여성이 남성을 비판하며 그들의 권리 신장을 외치고 있는 여권 신장과 관련된 주제다. 갈등의 속성에는 ‘적당히’가 존재하지 않듯이 그들은 격렬하고 과격하게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갈등의 속성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갈등이라는 혼돈 속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기회주의자가 많아지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기회주의자들은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인권 운동에서까지 갈등이 일어나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존재한다. 몇 달 전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이던 때 어떤 사람이 유명 영화배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영화배우를 고소했다가 무혐의로 판결 난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처럼 본질을 흐려놓고 사회의 합의를 방해하는 자들로 인해 사회는 상처가 아물며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갈등의 혼란만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우리는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그 자체를 외면하고 손가락질하며 욕하기만 한다. 갈등은 죽은 사회를 불태우고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기 위해 사회의 변화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필수조건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존재는 갈등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의 혼돈을 야기하고 갈등의 합의를 방해하여 이득을 탐하는 기회주의자들이다. 지금은 기회주의자를 구분해내는 혜안과 갈등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

 

김승호
글로벌금융전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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