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뒤덮은 각양각색 일회용품
  • 전규원 기자
  • 승인 2018.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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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이야기

 

이번주 ‘이십빼기’는 20대에게서 필수품 중 하나를 빼 보려 합니다. 바로 ‘일회용품’입니다. 지난 봄 재활용 폐기물 대란이 있었습니다. 재활용 업체들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 등에서 분리된 비닐과 스티로폼 등의 수거를 중단해 생긴 일이죠. 이 사건으로 우리 곁에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폐기물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폐기물인 일회용품을 대학생은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요? 이번주 기획부에서 20대의 일회용품의 사용이 잦은 이유를 알아보고 일회용품 없이 살아봤습니다.

 

 

물티슈부터 일회용 컵까지

차고 넘치는 쓰레기

 

  에메랄드빛 바다와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 하와이는 신혼여행 장소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최근 하와이의 이 아름다운 해변에 생수병,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북태평양 환류를 타고 들어온 이 쓰레기는 대부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작은 일회용품 하나가 하와이 해변 전체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이 소비돼 하와이 바다로 향하는지 대학생의 일상을 돌아봤다.

 

취생의 일회성 발자취

  자취생에게 일회용품은 필수품이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귀차니즘’은 자취생이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만든다. 김승희 학생(문헌정보학과 2)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물티슈다. “걸레를 사용해 청소하면 걸레를 빨고 말리는 과정이 추가돼요. 손빨래를 하면 겨울에는 손이 거칠어지기도 하죠.” 물티슈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대학생이 걸레로 청소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자취하는 학생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설거지다. 박성규 학생(건국대 건축학과)은 자취방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해 식사한다. “밥 먹고 바로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좁은 자취방에 금세 음식물 냄새가 퍼져요. 주방과 생활공간이 분리돼있지 않아 더 불편하죠.” 박성규 학생은 좁은 자취방 특성상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무젓가락과 일회용 접시, 종이컵을 사용해 밥을 먹으면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자취생의 식사를 책임져 주는 배달 음식도 일회용품 투성이다. 송은서 학생(가천대 경영학과)은 일주일에 적어도 2번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다. “자취를 하다 보면 요리를 하기 보다 배달음식을 먹는 게 편해요. 배달음식이 대부분 일회용 포장 용기에 담겨있어 버리기도 쉽죠.” 재료를 구매하고 손질해 혼자 요리를 해 먹는 것보다 배달 음식을 먹거나 음식을 포장해 집에서 먹는 일이 많은 자취생에게 일회용품은 배달음식과 함께 오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경계를 넘은 쓰임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자취생만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학교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이 퍼져있다. 이채은 학생(국민대 공연예술학부)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면봉, 화장솜 등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한 많은 물품이 일회용으로 제작돼 있어요. 스킨을 바를 때에도 화장솜을 사용하고 일회용 인공눈물, 일회용 티백 등도 매일 사용하죠.”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쓰레기통 위 버려져 있는 테이크아웃 잔을 볼 수 있다. 잠을 깨거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들이 마신 음료의 흔적이다. 고민경 학생(공공인재학부 2)은 포기할 수 없는 일회용품으로 일회용 컵을 꼽았다. “텀블러를 사용해 음료를 마실 수도 있지만 텀블러는 음료를 마실 때마다 씻어야 해 불편해요. 전공 책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가방을 더 무겁게 만들고 싶지도 않죠.”

  한편 유아교육과를 다니는 A 학생은 수업을 할 때도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유아교육과에서는 수업 시간에 교구를 만들어요. 교구를 만들 때 골판지, 요구르트 컵, 플라스틱 컵, 나무젓가락 등을 사용하죠.” 한 수업 시간에 몇십 개의 교구가 만들어지지만, 그 중 소수의 작품만이 전시된다. 일회용품으로 만들어진 교구는 한두 개를 제외하곤 버려진다.

 

쓰는데 잠깐 썩는데 평생

  한국에서만 해도 연간 200억 개가 넘는 일회용 컵이 나온다. 일회용 컵의 지나친 사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도입했다. 자원재활용법은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지수 학생(충남대 경영학과)은 규제 대상인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 이후 일회용 컵의 사용이 줄어들었다고 느낀다. “음료를 매장에서 마시고 가는 경우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일회용 컵의 사용이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어요.”

  하지만 불편함도 있다. 고객이 위생상의 이유 등으로 머그잔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머그잔을 거부하면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의 사용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설명해줘야 해요. 하루에도 여러 번 같은 말을 반복하죠.” 일회용 컵 규제를 알지 못하고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고객도 종종 있다. 또한 정지수 학생은 머그잔을 닦는 업무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회용 컵 규제가 잘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도 있다. 매장의 규모가 작고 포장 손님이 많은 카페가 대표적이다. 소규모 카페에서 일하는 B 학생은 손님 대부분이 매장 밖에서 음료를 먹기 때문에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일회용 컵의 사용을 줄인다고 하지만 저는 체감하지 못했어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일회용 컵의 사용량이 비슷하죠.” 매장의 특성에 따라 규제 이후 일회용품 사용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영화관 역시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광진구 강변 CGV에서 일하는 C 학생은 스낵류를 담는 모든 용기가 일회용품이라고 말한다. “영화관에서 음료와 팝콘은 일회용 용기에 담겨 판매돼요. 영화 한 편이 끝날 때 나오는 쓰레기만 해도 큰 쓰레기통 2개는 가뿐히 채우죠.” 물티슈, 냅킨, 일회용 용기를 담는 캐리어까지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 손님 한 팀이 소비하는 일회용품 개수만 생각해도 족히 5개는 된다.

  일회용기 뿐만 아니라 일회용 타올, 비닐봉지도 영화관에서 많이 배출되는 일회용품이다. 영화관을 청소할 때 사용하기 때문이다. “영화관 매점에서 튀김기를 사용해 만드는 스낵류가 많아요. 기름때는 물걸레로 청소가 어려워 공업용 알코올을 묻혀 일회용 티슈로 청소해야 하죠. 한 번 마감 할 때마다 적어도 일회용 티슈를 반 상자 이상 사용해요.” C 학생은 마감 청소로 인한 일회용품 소비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일회용품 쓰레기를 담는 비닐 봉투도 안에 있는 내용물이 세지 않도록 세 겹씩 겹쳐 사용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각자 분야에서 다양하다. 누구 한 명만 줄인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서로의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 잠깐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조금씩 일회용품을 줄여나갈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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