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그동안 바쁜 일상에 치여 주변 이웃에게 무관심하진 않았나요? 이번주 중대신문에선 ‘동작·안성 Inside’코너를 통해 중앙대가 위치한 이곳, 동작구와 안성시에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봤습니다. 안성시장 청년창업 거리의 상인들과 대학생,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와 마카롱 가게 사장님까지 다양한 주민들이 우리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었죠. 지금부터 우리 동네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까요?

 

 

 

작은 취미가 욕심이 됐어요

이지후(29), JHMMM 대표 

 

-작업 중이신가 봐요?

  "네! 최근 피어싱과 은세공으로 사업을 넓혀서 새로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요. 제 매장은 스스로 꾸미거든요.”

  -원래는 다른 사업을 했나요?

  "얼마 전까지 반지만 만드는 작은 공방이었어요. 매장 안엔 중고로 구매한 작은 커피 탁자 3개만 있었죠.”

  -소박하게 사업을 시작했네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는 태권도 사범이었어요. 그런데 태권도장에서는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 회의감이 들었죠. 사범을 그만두고 한참 방황하다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공방을 시작했어요.”

  -작은 취미로 일을 시작했군요.

  "맞아요. 처음에는 장사보다는 취미생활이었어요. 이 공간을 저만의 쉼터 위주로 활용했죠. 점점 작은 매출을 모으고 제품도 늘려가면서 사업에 욕심이 생겼어요. 서울에서 피어싱을 3개월 배우고 시장조사도 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처음엔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장이니까 놀고 싶을 때 가게 문을 닫고 쉬었죠. 본격적으로 잘 해보려고 다짐을 하니까 가게를 지켜나가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다른 상가 사장님 모두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안성시장에서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곳은 월세도 저렴하고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아요. 아이템만 있으면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또 저는 안성사람이라 예전부터 안성시장을 알고 있었죠. 안성시장 청년상인 창업거리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해요.

  "사람들에게 은 제품을 액세서리라 인식하게 만들고 싶어요. 보통 사람들은 은보다 순금을 선호하잖아요. 패션 액세서리로 금을 많이 쓰기도 하고요. 하지만 은도 얼마든지 멋진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열정만큼은 젊은 청년 못지않아요  

유수민(42), 수 공방 대표

 

  -혹시 매장 사장님이신가요?

  "네 맞아요! 42살이지만 청년상인 창업거리에서 선물포장 등 다양한 공예를 하는 공방 주인이에요.”

  -언제 창업을 하셨나요?

  "40살에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청년’ 하면 20대만 생각하는데 청년창업은 만39세까지 가능해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게 됐죠.”

  -늦은 나이에 청년창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원래 공방을 했어요.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부모가 된 후 육아 때문에 일에 전념하기 어려워 그만두게 됐죠. 그러다 아쉬움이 남아 고민만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했어요.”  

  -열정이 대단하세요.

  "사회경험을 살려 지금은 ‘안성시장 매니저’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시장 내 청년 상인과 어르신 상인 사이 소통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죠.”

  -소통하면서 느끼신 점이 있으실 거 같아요.

  "흔히 청년은 어리고 자기중심적이라고 해요. 하지만 청년도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시장사람들에게 전달하는게 시장 매니저의 중요한 역할인 것 같아요.”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네요.

  "감사해요! 교육사업에도 관심이 많아 청년들과 ‘꿈의 학교’도 진행하고 있어요. 주말에 공예, 제과제빵, 바리스타, 요리 등의 재능을 청소년과 나누는 프로그램이죠.”

  -공방에는 무리가 되지 않나요?

  "괜찮아요.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하는 게 아니라고 봐요. 창업은 창업한 사람이 기준이에요.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정한 기준에 맞춘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사장님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가 바라는 성공은 아프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공예든, 전문 시장 매니저든, 교육사업이든 하고 싶은 걸 계속하고 싶어요. 그게 제 인생의 성공이라 생각해요.”

 

 

안성시장을 망리단길처럼 만들고 싶어요 

이선호(29), SECOND CORNER 대표

 

  -안성시장에 수제버거집이 있네요!

  "어서 오세요! 원래 천안 대학가에서 수제버거 가게를 운영했어요. 안성에 있는 학교를 나왔는데 후배가 안성시장에 카페를 차렸다는 말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됐죠. 학교 다닐 때보다 안성시장이 환경이 좋아져서 여기서도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신가 봐요?

  "지난 2016년 천안에서 첫 매장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네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수제버거 매장은 작년 10월에 오픈한 세번째죠. 얼마 전 근처에 네번째 매장인 파스타 가게도 시작했어요.”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세요.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요. 재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죠. 시간이 지나고 느낀 점은 늘 벼랑 끝에 몰린 마음으로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겠다는 거였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려움이 올 때 무너질 수 있죠.”

  -다양한 경험으로 노하우가 많을 것 같아요.

  "여러 수요층을 위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안성시장은 천안과 달리 어르신이 많이 계시기 때문이죠. 다양한 연령층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직접 연구한 메뉴를 계절마다 순환해요. 노력 끝에 현재는 단골도 많아졌죠.”

  -예상치 못한 일화도 있나요?

  "할아버지가 오셔서 버거를 먹고 ‘맛있네요’라고 말씀하시면서 명함을 가져가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어르신들이 수제버거를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저의 선입견이었어요. 원어민 교수님과 외국인 단골도 생겼어요.”

  -반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청년은 아직 미숙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느껴질 때 아쉬워요. 사람들이 청년 창업가를 열정은 있지만 비전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안성시장이 과거보다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고 더 바꿔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망원동 같은 서울의 핫플레이스처럼요. 열정 넘치는 청년 창업가들이 지금보다 많아진다면 안성시장이 더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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