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면 속에 내가 젤 예뻐 보이고파.” 가수 트와이스 노래 ‘Likey’ 가사 일부다. 가사를 곱씹을수록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 스마트폰 화면 속 또 다른 현실이 진짜 현실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요즘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몇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무언가를 실컷 자랑한다. 외모 자랑, 돈 자랑, 자식 자랑 등 자랑할 게 어찌나 많은지 사진은 물론 동영상까지 게시한다. 정사각형 사진 속 주인공은 웃고 있을 뿐 울고 있진 않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내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기자도 행복이 가득한 인스타그램에 중독됐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올린 게시물을 보고 부러워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특별한 장소에 방문할 때 사진은 필수가 돼버렸다. 사진이 실물을 그대로 담아냈는지 보다는 실물보다 잘 담아냈는지가 중요하다. 표정은 최대한 밝고 행복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해시태그)를 입력할 때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용해 남들이 부러워하도록 만든다. 다리 아프고 땀을 삐질흘린 여행은 인스타그램에선 힐링여행이 돼버린다. 힘든 것도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되는 인스타그램의 마법이다.

인스타그램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입꼬리를 올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한 장의 사진을 게시하려고 찍은 사진은 몇 장일까. ‘#행복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길 때 진짜 행복하세요?’라는 확인 메시지가 떠야 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의 행복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정말 행복한 나머지 사진으로 꼭 남기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너무 과하다는 이야기다.

언제부터 행복이 보여주기식이 됐는지 의문이다. ‘우리 아들이 반장 됐다우리 남편이 승진했다고 옆집에 자랑하던 게 전부이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자랑을 게시한다. 자랑하기 위해선 사진이 필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카메라로 사진 찍기 바쁘다. 기미 상궁이 왕의 수라를 미리 맛보듯 카메라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행을 가면 카메라 렌즈가 풍경을 담을 때까지 두 눈은 얌전히 기다려야 한다. 아니, 제대로 못 보고 카메라 화면 속 풍경만 보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흐른 후 사진 없이는 과거의 행복을 떠올리기가 불가능할 것 같다. 본인의 눈, , 코로 경험을 기억하기보다는 사진 속에만 저장해놨으니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 한잔을 마시면서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기는 우리는 행복을 느낄 새도 없이 자랑만 한다. 본인이 느끼는 행복보다는 남이 느끼는 부러움이 우리의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회다.

카메라에 휴가를 주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지금의 행복에 집중해보자. 흔히 행복은 가까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행복을 가까이 있는 스마트폰에 사진으로 저장하지 말자. 행복은 직접 보고 느끼는 현재에 있다. 남이 나의 행복을 알아주길 바라지 말고 본인이 그 순간 행복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복을 마음속에 간직해야 한다.

허효주 학술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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