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경 부산 국민캡택시운수회사(이하 국민캡)는 조합원들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택시를 분할매각해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그들
의 생계수단을 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국민캡 노동조합(위원장:
이춘근)은 4월 28일부터 한달여 가량 `불법 분할 매각 철회 및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을 전개해 왔다. 그러던중 지난달 31일 노동자 홍장길씨(60)가
휴게실에서 음독한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조합원들이 삼선병원으로 옮겼
으나 이송중 사망했다.

홍씨가 발견될 당시 조합원들은 부산시가 양수회사와 합의한 고용승계내용
을 위원장으로부터 전해듣고 부위원장에게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허준도 국민캡사장과의 양수회사로 적을 옮김에 따른 기존의 근로조건 저
하 등에 따르는 위로금 문제 논의도 전혀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
다.

부검을 위해 옷을 벗기다 뒤늦게 발견한 유서에는 `문정수 부산시장과 국
민캡 허준도사장이 나를 죽였다. 민주노총 그리고 국민캡 동지여러분 복수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글이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이춘근 위원장은 "홍장길동지의 죽음은 결국 택시의 일방적인 분할매각을
허용함으로써 택시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자동차운수사업 및 건설
교통부 훈령의 독소조항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택시자본과 결탁해 양도, 양
수를 승인함으로써 택시 면허권의 이권화를 부채질해 온 부산시당국의 교통
행정이 빚은 명백한 타살"이라 규정하고 "문정수 부산시장의 퇴진과 불법 분
할매각 철폐가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3일 홍장길씨 장례대책위원회(위원장:강한규)소속 노동자와 유족 등
30여명은 문정수 부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부산시청의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과정에서 국민캡 노조원 공병옥씨
(40)가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강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 15명이 공무집행방해죄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장례대책위원회는 부산역과 병원등지에서 `분할매각 철폐',`책임자 처벌',
`홍장길영사의 원천적 명예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집회와 대시민 선전전
을 계속하고 있다. 시신은 현재 부검을 반대한 유가족들에게 인도된 상태이
고 보상문제를 계속 논의 중에 있다.

<전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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