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학생자치를 보며
  • 중대신문
  • 승인 2018.06.0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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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학 이후 1,2학년 2년 동안 학생회 집행부에 소속돼 있었고, 3학년이 된 지금은 학생회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매년 11월이 되면 학교가 선거로 시끌벅적해지지만, 그 속에서 우리 학과는 거의 매번 조용하다. 물론 선거 시행 공고문을 게시하고 후보 등록을 기다린다. 그러나 입학 이후로 내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11월에 후보가 등록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만약 11월에 학생회장 후보가 나오지 않아 선거가 무산되면 다음해 3월 후보가 후보자 등록을 한다. 이후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 이런 경우 학생회 집행부 구성과 학생회 사업 진행은 어려워진다. 우리 학과의 경우 재작년 11월 학생회장 후보가 없어 당시 4학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다음해 3월에조차도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개강총회에서 선출된 2학년 대표가 한 해 동안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활동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 학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회장 후보가 나오지 않는 전공단위 또는 단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선거가 시행되더라도 투표율 미달로 투표가 연장되거나 선거가 파행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3년째 학생회 집행부의 구성원으로서 학생자치가 무너져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학생회장이 나오지 않는 현실 자체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이유로 학생회 활동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학생자치 활동에 직접적인 ‘참여’가 미흡하다는 것도 문제지만 내가 진정으로 안타까운 것은 학생자치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2년 동안 학생회 집행부원 활동을 하면서 나는 학과에 헌신적인 사람으로 인식됐다. 내가 학생회장에 당선됐을 때 많은 사람이 나를 축하하고 격려해줬다. 그러나 이는 학생회장 선거 무산이 일상적인, 그래서 학생회장 선거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행스러운 것이라는 학과 내 반응일 뿐이었다. 학교 외부의 지인이나 가족의 반응은 하나같이 다음과 같았다. ‘그 귀찮은 것을 왜 하냐’, ‘취업하는 데 도움도 안 되지 않냐’ 많은 사람이 학생자치 활동을 귀찮고 쓸데없는 것, 부차적인 것이라 여긴다. 이러한 현실이 굉장히 안타깝고 속상하다.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변화를 기대한다. 한 명이라는 작은 개인이지만, 나 같은 사람이 조금씩 모여 큰 변화를 그리고 싶다. 또, 학우들에게 바란다. 학생자치 활동에 직접 참여하라는 것이 아니다. 작은 관심을, 그리고 인식의 변화를 간곡히 부탁한다. 학생자치 활동은 필요한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한다.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하기 위해.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그리고, 학내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위해. 그래서 나는, 학생자치의 부흥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려 한다. 

정치국제학과 이선아 학생회장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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