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이치에 통달한 성인이 아니라면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분노의 감정을 느껴 봤을 겁니다. 때때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 납득할 수 없는 상황과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뜨거운 화가 올라오곤 하는데요. 그렇지만 언제나 화난 얼굴로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살 수는 없습니다. 화를 제대로 풀어내고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죠.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의 분노와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들어봤습니다.

힙합 음악과 마인드 컨트롤로 마음의 평화를 찾죠.

최현찬 학생(공공인재학부 4)

-화가 치솟을 때가 있나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편이에요. 기분이 좋을 땐 무척이나 ‘업’돼 있다가도 예민한 상황에서는 툭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버리죠. 딱 요즘 같은 때네요.”

-요즘 화나는 일이 많나 봐요.
“취업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거든요. 제가 예상한 모습과 엇나가는 느낌이 들고 공부를 하면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예요. 저번에도 길을 가던 중 누군가가 저를 툭 치고 지나갔어요.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인데 분노가 치밀어 올랐죠.”

-그래서 그 사람에게 화를 냈나요?
“아뇨, 속으로만 화를 내고 삭였어요. 시험 준비를 하려면 ‘멘탈 관리’가 필요하잖아요.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분노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하죠.”

-그럴 때마다 현찬씨의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건 무엇인가요?
“약간 언짢은 정도로 화가 났을 땐 힙합 음악을 들어요. 발라드 음악은 안그래도 축 처진 기분을 더 처지게 하잖아요? 때리는 듯한 비트의 신나는 힙합 음악을 들으면 화가 가라앉죠. 물론 정말 크게 화가 났을 때는 음악도 소용없지만요.”

-크게 화가 났을 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궁금해요.
“그럴 땐 특별한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이 또한 지나가리라’되뇌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제 감정을 토로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은 금새 잊혀지기 마련이니까요.
“예전엔 화가 나면 분노라는 감정에 계속 빠져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과거는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돌이킬 수 없잖아요? 그래서 후회하기보단 생각을 바꿔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몇 번 그러고 나니까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분노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에요
김규리 학생(사회학과 2)

  -요즘 규리씨의 ‘분노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조별과제에서 무임승차하는 친구들이 생각나네요. 아예 대놓고 참여를 안 하면 교수님한테 말씀드릴 텐데 애매한 친구가 문제죠. 눈에 띄지 않아서 팀원 몇 명만 그 친구가 불성실하다는 걸 아니까요.”

  -정말 화나는 상황이네요. 분노가 큰 갈등으로 번지진 않았나요?
  “예전엔 화가 나면 상대에 대한 복수심이 생기기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렇지만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런 마음을 접었죠. 세상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으니까요.”

  -남을 이해하는 마음만으로는 기분을 다스리기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문득 화가 난 순간이 떠오를 때도 있죠. 그럴 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잠을 푹 자면 한결 나아져요. 그렇지만 일시적으로만 기분을 푸는 방법인 것 같고 글을 쓰거나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해보는 게 좋다고 봐요. 부조리한 사회에 화가 날 땐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면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보고요.”

  -부조리한 사회에 화가 날 때요?
  “제도권 안의 사람들이 그들의 입장밖에 생각하지 않을 때 화가 나요. 그럴 땐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죠. 자주는 아니지만 시위에 나가기도 하고요.”

  -분노가 긍정적인 움직임을 이끄는 순간이네요.
  “맞아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는 바람직한 결과를 낳죠. ‘최순실 게이트 사건’도 결국 정유라의 부정입학에 분노한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밝혀지기 시작한 것처럼요. 분노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나아가 의식과 행동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사회를 바꾸는 데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해요. 사회 문제를 향한 목소리를 통해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무념무상의 시간 뒤, 분노를 잊어버려요
형재성 학생(교육학과 1)

  -평소 화를 겉으로 표현하는 편인가요, 참는 편인가요?
  “저는 화를 많이 참는 편이에요. 요즘은 조별 과제가 몰려 화날 일이 많아요.(웃음) 조원이 참여를 안 할 때나 제가 맡은 일이 잘 안 풀릴 때 올라오는 분노를 많이 삭이죠.”

  -화가 나면 오만가지 상상이 다 들잖아요. 분노가 폭발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속으로 욕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꼭 조원 때문이 아니더라도 과제를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있으니까요. 압박감도 많이 느꼈어요. 빨리 일을 끝내고 싶은데 생각과 달리 지지부진했거든요.”

  -감정을 가라앉히는 재성씨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일단 잠을 많이 자야 해요. 그리고 어떨 때는 과제가 많은데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빠져 현실도피를 하기도 해요.”

  -과제를 할 시간이 줄어 더 조급해질 법도 한걸요.
  “SNS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곧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이 찾아오죠. 그렇게 무념무상의 시간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정신을 차리게 돼요. 그리고 후다닥 과제를 끝내요. 그러고 나면 이미 화가 가라앉는 것 같아요.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독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6분만 읽어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저도 짧은 시간이지만 글을 읽으니까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어요. 앞으로는 책을 읽으며 화를 가라앉히고 싶네요.”

  -스스로 기분을 추스르는 재성씨가 화를 드러내야 할 때가 있다면 언제일까요?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을 때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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