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30주년, 신중범 위원장을 만나다

‘중앙대학교 노동조합(노조)’이 30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1988년 4월 21일 509명의 조합원으로 출범한 노조는 지난 30년간 직원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왔다. 또한 임금인상, 후생복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직원 권리 보호에 기여했다. 노조 창립 30주년을 맞아 제12대 노동조합 신중범 위원장을 만나 노조의 창립부터 현재 노조가 당면한 과제까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0년간 노조 중앙대 발전에 기여했다
‘스마트’하게 연봉 인상 협의하는 성과 거두기도
대학본부의 인사제도 개편 필요해…

  -노조 창립 30주년 축하한다.
  “정말 기쁩니다. 지난 세월 동안 노조는 여러 어려움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노동자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중앙대가 지금처럼 발전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노조도 한 축을 담당해왔다는 사실 역시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는 어떻게 시작됐나.
  “노조는 지난 1988년 4월 21일 창립됐습니다. 1988년은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며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에 불이 붙었던 시기입니다. 이에 많은 대학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됐죠. 중앙대 노조도 그런 맥락 속에서 태동했습니다. 509명의 조합원이 모여 설립한 이래로 현재까지 30년간 노조의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노조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은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수한 행정력이 바탕이 돼야 하죠. 노조는 그 바탕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는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제도적 균형자로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조는 법적 지위를 가진 단체로서 학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활동은 임금 및 후생복지 협상입니다. 노조는 더 좋은 근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하며 후생복지에 대한 단체협약은 2년마다 맺고 있습니다.”

  -구성원 간 의사소통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홈페이지나 SNS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고충처리위원회’를 상시 운영해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듣기 합니다. 노동 이슈가 발생하면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의 확대회의를 개최하거나 임시 총회를 열어 구성원 의견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수협의회나 총장단 등 같은 직원이지만 조합원이 아닌 분들과도 자주 소통하고 있습니다.”

  -현 노조는 어떻게 운영되나.
  “제12대 노조는‘감동을 주는 스마트 노조’를 슬로건으로 지난 2015년 출범했습니다. 현재 서울캠과 안성캠을 합쳐 총 302명  직원 조합원이 가입했으며 임원진 5명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슬로건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람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사람이 잘 구성돼 조직이 발전가능성을 가질 때 행복하고 감동이 있는 하루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통 노조하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떠올립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로 오면서 그런 하드파워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도 필요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둘을 적절하게 결합한 스마트파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슬로건을 정하게 됐습니다.”

  -노조의 임기가 거의 끝나간다.
  “현 노조의 임기가 약 2달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다시 돌아보자면 스마트하게 잘 했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소개해 달라.
  “‘정액(定額) 연봉 인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12대 노조의 임기를 시작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사협의를 통해 정액으로 연봉을 인상해왔습니다. ‘하후상박의 원칙’에 따라 연봉이 적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했습니다. 정액 인상을 위해 비교적 연봉이 많은 직원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대의적인 차원에서 협조를 해주셨습니다. 서로 간의 배려로 직장에 대한 소속감을 키웠던 가장 아름다운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노조 차원의 직원 후생복지를 많이 실현했습니다. ‘생일 축하 사업’이나 ‘명절 통큰 축하’등을 진행하며 조합원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마일터 포럼’이라는 HR(Human Resource) 포럼을 개최하거나‘스마트 지식 나눔 콘서트’를 열어 강연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노조와 연대도 있었다고.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중앙대는 타대 노조와 함께‘대학노동조합정책연대(정책연대)’를 결성했습니다. 기존에 가입했던 노조를 탈퇴하고 정책연대로 활동하면서 타대 간 정보공유나 연대 투쟁, 교육부와의 연석회의 등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정책연대에서‘폐교되는 대학,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국회에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른 대학과 연대해 대학의 전반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공약 중 완결 짓지 못한 사업도 있나.
  “노조가 출범할 때 성과차등연봉제를 호봉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지난 2008년 두산 그룹이 법인으로 참여한 후 호봉제에서 성과차등연봉제로 임금 지급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성과차등연봉제는 직원의 업무 수행을 S,A,B,C 4가지 등급으로 나눠 차등적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제도입니다. 학교에서 는 성과를 뚜렷하게 측정하기 어려워 제도시행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성과 측정이 공정한지, 이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하는지도 의문이 남습니다. 대학본부와 인사 제도 개선을 위한 HR 컨설팅을 합의했지만 현재 인사팀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직원 급여규정과 관련해 대학본부와 갈등을 빚었다.
  “현재 대학본부와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자고 했습니다. 노조는 대학본부가 포괄산정임금제 강행을 사과하고 폐지 의지를 보이면 3년간 미지급 임금 건 등을 두고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대 발전을 위해 노조는 협상의 여지를 항상 열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하지 않은 대화는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대학본부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학본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학교의 상황을 많은 직원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재정적 측면은 지금처럼 가용 범위에서 노사가 협의할 수 있지만 인사 분야에서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공정한 성과 측정과 채용 및 인사배치가 중요합니다. 인사 제도 개편이 직원 복지와 업무 효율을 다 잡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앙대 구성원을 먼저 생각하는 제도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정부는 최소한의 권리 보장만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규제를 일방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구성원을 가족으로 여기고 제도를 만든다면 노사의 분쟁 요소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조가 지향하는 방향은.
  “앞서 말씀드린 노조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도적 균형자로서 행정에 전문성을 갖추고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소통하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사람이 먼저인 노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 한 마디.
  “노조가 건강하게 30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도록 해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최근‘워라밸’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Work and Life Balance’ 준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제12대 노조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워라밸을 실현해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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