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이 쏟아지고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메인스테이지. 하지만 무대 주인공의 뜨거운 열정은 조명과 관심이 꺼진 백스테이지에서도 계속됩니다. ‘백스테이지’에서는 메인스테이지 뒤 중앙인의 시간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번학기 마지막 주인공은 바로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지하 4층에 위치한 ‘참슬기 식당’과 ‘카우버거’인데요. 시간과 돈이 없을 때 그러나 배가 고플 때 중앙인이 찾는 곳이죠. 굶주린 배를 한가득 채워주는 학식과 버거는 텅 빈 마음도 푸근하게 만들어줍니다. 당신의 소중한 한 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분들은 이번 백스테이지를 주목해주세요. 지난 24일 당신의 한 끼 탄생 과정을 기록해왔습니다!

따끈따끈한 밥과 시원한 국물, 한입 가득 베어 물면 행복해지는 햄버거와 바삭바삭한 감자튀김. 이 모든 것을 310관 지하 4층에서 맛볼 수 있다! 따끈한 집밥이 그리울 땐 참슬기 식당에서, 배고프지만 시간에 쫓길 땐 카우버거에서 해결하면 된다. 여기서 한 번쯤 생각해 볼 게 있다. 당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한 끼 식사와 야무지게 씹히는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위생복을 입고 참슬기 식당과 카우버거 조리실을 하루 동안 지켜봤다.

  2000원의 행복♥
  오전 7시. 새근새근 잠든 캠퍼스가 기지개를 켤 때쯤 참슬기 식당의 하루는 벌써 시작됐다. 최선미 영양사가 재료 검수를 시작한다. 발주한 대로 재료가 배달왔는지부터 유통기한과 신선도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오늘 조식은 150식이다. 지난주 판매 데이터를 고려해 요일별로 준비하는 양에 차이를 둔다.

“검수해주세요!” 검수를 기다리는 각종 채소들
“검수해주세요!” 검수를 기다리는 각종 채소들

  조리실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한 솥 여러 개가 근엄하게 자리 잡았다. 솥 안의 기름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봉지에 담긴 갈비 산적이 얌전히 기다렸다. 물이 끓는 솥 옆엔 콩나물이 목욕을 준비했다. 갈비 산적이 기름 속으로 ‘풍덩’ 다이빙하자 맛있는 냄새가 조리실 가득 퍼졌다. 

  오전 8시. 배식 시작이다. 조식은 다른 시간과 달리 특별히 ‘추억의 스테인리스 식판’에 담긴다. 식판에 손수 반찬을 담아주는 조리사의 손길에 집밥 생각이 난다. 밥 한 숟갈 위에 갈비 산적을 하나 올리면 ‘꿀맛!’ 2000원의 행복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중앙인이 식당을 채웠다.

  가격은 싸지만, 속은 알차게
  오전 9시. 카우버거가 첫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은 콜라 한잔을 주문한다. 탄산음료 가격은 단돈 500원. 카우버거에선 모든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최선미 영양사에 따르면 ‘혜자버거’라 불리는 카우버거는 지난 10년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이윤이 남지 않아요. 복지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판매하죠.”

  모든 햄버거는 조리사 단 ‘둘’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하루 약 1000개가 나갈 만큼 분주하지만 숙련된 ‘달인’이기에 가능하다. 구운 빵 위에 소스, 양상추, 토마토, 피클, 구운 패티 등을 올린다. 햄버거를 따뜻하게 보관하는 ‘워머’에 달인표 햄버거가 점점 쌓인다. 햄버거 포장지 위엔 알파벳이 적혀있다. 불고기버거는 ‘B’, 통살새우버거는 ‘TS’ 등 모든 햄버거가 닉네임을 가진 셈이다. 워머 안에서 햄버거가 섞이거나 햄버거를 여러 개 주문한 고객이 헷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달인’ 조리사가 햄버거를 손수 만든다.
‘달인’ 조리사가 햄버거를 손수 만든다.
빵이 따뜻하게 구워졌다.
빵이 따뜻하게 구워졌다.

  카운터 옆에선 감자튀김, 해시 브라운, 치킨 너겟이 170℃ 기름 속에서 변신한다. 기름기를 쫙 뺀 사이드메뉴는 봉지에 담겨 워머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햄버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빵도 봉지째 쌓여있었다.

  오전 9시30분. 30개만 한정 판매되는 ‘햄에그 토스트’와 ‘피자 토스트’가 태어나고 있다. 토스트는 조식이 끝나고 애매한 시간인 10시부터 판매된다. 아침을 먹지 못한 채 수업에 가는 학생을 위해 기획했다. 단돈 1000원이지만 달걀과 햄이 들어간 토스트는 굶주린 배를 채우는 데 충분했다.

  정오의 점심
  오후 12시25분. 점심을 먹으려는 중앙인으로 참슬기 식당이 가득 찼다. 조리실도 아침보다 훨씬 분주했다. 이날 점심은 ‘즉석별미’와 ‘홈쿡’ 두 가지다. 각각 900식, 300식씩 준비한다. 오늘의 즉석별미 메뉴이자 인기 메뉴인 ‘불고기야채비빔밥’은 군침이 도는 비주얼을 자랑했다. 배식 중에도 조리는 멈추지 않는다. 솥에서 소고기는 부지런히 이리저리 움직인다.

스팀 솥에서 볶아지는 맛있는 소고기!
스팀 솥에서 볶아지는 맛있는 불고기!
인기 만점 메뉴 ‘불고기야채비빔밥’을 배식하는 조리사
인기 만점 메뉴 ‘불고기야채비빔밥’을 배식하는 조리사

  퇴식구도 조리실만큼이나 분주하다. 쟁반을 놓는 레일이 빠르게 돌아갔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쨍그랑’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졌다. 근로장학생은 쉴 새 없이 그릇과 수저를 씻었다. 

  인심 후한 카우버거
  오후 1시. 카우버거도 문전성시다. 햄버거를 만드는 조리사의 손길도 빨라졌다. 널찍한 철판에 40개의 패티가 노릇노릇 구워진다. 워머에 보관된 햄버거와 사이드메뉴의 양도 오전보다 많아졌다. 학생이 기계로 결제를 완료하면 포스기에 주문 내역이 찍히고 주방 안 모니터에 햄버거 메뉴가 뜬다. ‘띵동’. 벨이 끊임없이 울려댄다. 한입 크게 햄버거를 베어 문 학생, 시원한 콜라를 들이켜는 학생도 많지만 ‘스테디셀러’는 아이스크림이다. 바삭바삭한 콘 위에 대여섯 번 휘감는 아이스크림은 인기 만점 메뉴다. 아이스크림은 원래 5월 즈음에 판매를 시작하지만 워낙 문의가 많아 올해는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렸어요.” 한 학생이 아이스크림 없는 콘만 든 채 카운터로 온다. 근로장학생이 “다시 드릴게요”라며 쌓아올린 아이스크림처럼 카우버거의 인심도 쌓여만 갔다.

‘빙빙~’ 대여섯 번 올려쌓은 아이스크림
‘빙빙~’ 대여섯 번 올려쌓은 아이스크림

  하루의 끝, 내일을 준비
  오후 6시. 목요일과 금요일은 다른 요일보다 저녁 식수가 적은 날이다. 그래도 ‘그릴’ 600식, 홈쿡 350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기 더 주실 수 있나요?” 그릇을 내미는 학생에게 조리사는 흔쾌히 더 담아주며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배식하는 근로장학생의 손도 빨라졌다. 

  널찍한 싱크대 주변에선 내일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반찬 통에 비누칠하고 바닥에 물을 뿌렸다. 그릇은 컸고 설거지 양도 많았다. 그릇은 조리사의 노고를 아는지 모르는지 거품 목욕을 즐긴다. 큰 대야에 장갑과 행주도 삶았다. 내일을 위한 쌀 세척도 필수다. 당신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 줄 한 끼는 전날부터 준비된다.

  오후 6시30분. 카우버거의 저녁은 비교적 한가했다. 그래도 드문드문 들어오는 주문에 조리사는 햄버거를 만들었다. “3530번이요!” 근로장학생도 마지막 힘을 낸다. 카운터 밑엔 분주한 하루를 증명하는 영수증이 한가득하다.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카우버거도 마무리한다. 유리 클리너로 쇼케이스를 닦았다. 튀김 도구를 설거지하고 음료수 기계도 깨끗이 닦는다. 내일 오전 9시면 카우버거는 다시 ‘커밍쑨’!

  人스테이지 - 중앙인의 동반자, 참슬기 식당과 카우버거

  -카우버거에서 오랫동안 일했다고 들었어요.
  구현 학생(화학신소재공학부 4):
“1학년 때부터 함께하고 있죠. 이모님들이 잘해주시고 근무환경도 좋아요. 또 공강 시간을 이용해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금까지 하고 있죠.”

  -카우버거가 205관(구 학생회관)에 있을 땐 어땠나요?
  최선미 영양사:
“예전엔 결제 기계가 없어 카운터에 학생이 많이 붐볐죠. 또 카우버거에 따로 테이블이 없었어요. 학생 식당에서 먹거나 야외에서 먹었죠.”
  구현 학생: “그땐 야외에서 먹다 보니 비둘기가 많았죠. 310관으로 옮기고 나선 음식물 처리 환경도 좋아졌어요.”

  -지난 2011년부터 중앙대에서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최선미 영양사: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맛있었어요’라고 말해줄 때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2500원짜리 식권을 4500원짜리 식권으로 속이는 학생이 종종 있어요. 그럴 땐 속상하기도 해요.”

  -카우버거 신메뉴도 개발하신다고요.
  최선미 영양사: “지난학기 진저치킨버거를 개발했죠. 지난 수년간 통살새우버거, 불고기버거 등도 제가 만들었어요. 회오리 감자의 경우 처음엔 학생 식당 메뉴로 개발했어요. 하지만 워낙 단가가 비싸 학생 식당 메뉴로 하기엔 힘들더라고요. 대신 ‘카우버거에 접목해보자’는 생각으로 탄생하게 됐죠.”

  -참슬기 식당에서도 신메뉴를 만나볼 수 있나요?
  최선미 영양사: “다음달에 소스를 직접 끓여만든 차슈 덮밥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학교 밖에선 차슈 덮밥이 비싸니 단체 급식에 적용하는 거죠.”

  -참슬기 식당에 대해 피드백을 받나요?
  최선미 영양사: “‘중앙인 커뮤니티’에 직접 들어가 봐요. 식당에서 음식을 남긴 학생이나 근로장학생에게 물어보기도 하죠. ‘오늘 음식이 좀 짰다’고 하면 다음에는 조금 싱겁게 조리를 해요. 사실 피드백을 받는 창구가 많진 않아요. 학생이 원하는 메뉴를 알고 싶어 설문조사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참슬기 식당과 카우버거를 이용하는 중앙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최선미 영양사:
“그냥 맛있게 드셔주세요. 또 건의사항이 있다면 글을 쓰거나 직접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소통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거든요.”
  참슬기 식당 정영희 조리사: “최근 들어 학생들이 참슬기 식당 음식이 맛있다고 말해줘요. 단지 부탁하고 싶은 건 우리 조리사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해요.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애써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카우버거 신충정 직원: “‘띵동’ 소리가 나면 학생들이 제때 찾아갔으면 해요. 또 분리수거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근로장학생이 여러분 친구잖아요.”
  구현 학생: “토스트는 선착순 30개만 판매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후에 토스트를 찾는 분이 있는데요. 토스트는 10분 만에 팔리는 날도 있을 만큼 인기메뉴죠. 가성비가 좋거든요. 아, 카우버거 근로장학생이 추천하는 1순위 메뉴는 피자 토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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